아주경제 원승일 기자 =조선·해운업 등 취약 산업 구조조정 여파로 제조업 취업자 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 만에 처음 줄었다.
또 연초부터 수주 급감에 계약이 만료된 기간제 근로자들이 대거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여 ‘실업대란’이 현실로 다가왔다는 지적이다.
취업자 수만 보면 늘었지만 증가 폭은 지난해 같은 달(44만3000명)보다 크게 줄었다.
이중 전체 산업 중 고용규모가 가장 큰 제조업 취업자 수는 358만1000명으로 12월 들어 400명이 줄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0월 8000명 감소한 이후 7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제조업 취업자 수가 줄어든 것은 국내 경제를 떠받치던 수출이 부진에서 회복하는 속도가 더딘데다 조선·해운업 등 기업 구조조정이 고용에 악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선박, 철도, 항공장비 등이 포함된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의 경우 선박 수주 급감 등 경기 악화로 지난해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취업자 감소폭은 지난해 6월 1만2000명에서 8월 2만2000명, 12월에는 3만1000명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제조업 중에서도 고용규모가 가장 큰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도 12월 들어 취업자 수가 1만3000명 감소했다. 이 부문 고용규모는 2013년 9월 5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에 들어섰고, 지난해 12월에는 51만6000명으로 줄었다.
이는 중국과의 경쟁에 밀려 수출이 급감한데다 가격 경쟁을 견디다 못한 국내 전자업체들이 휴대전화, LCD 등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300인 미만 중소기업 취업자가 24만1000명(2.7%), 300인 이상 대기업은 5만명(1.5%) 각각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중 제조업은 중소기업 취업자가 5700명 늘었지만 대기업은 6100명 줄었다. 조선, 해운, 철강 등 구조조정이 대기업 고용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실직해 새로 구직급여를 신청한 사람은 12월 7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00명 감소했다.
하지만 연말에 계약이 종료된 기간제 근로자들이 많아 올 초부터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조선·해운 등 구조조정 영향으로 제조업 취업자 수가 줄어들고 있는데다 상반기에는 계약이 만료된 기간제 근로자들까지 가세해 고용 상황이 더 좋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