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어닝시즌 '빅배스' 우려 작다

2017-01-1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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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은경 기자= 새해 첫 어닝시즌이 본격 시작된 가운데 해마다 뒤통수를 쳐 온 '빅배스'를 이번에는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빅배스는 회계연도 말 잠재부실을 한꺼번에 털어버리는 것으로, 번번이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이 나오는 이유로 꼽혀왔다.

10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상장사 243곳이 2016년 4분기 올린 영업이익은 총 36조32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42% 증가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지만, 문제는 빅배스다. NH투자증권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최근 5년 동안 주요 상장사들의 4분기 영업이익은 기존 전망치보다 14.7% 낮았고, 순이익도 40% 가까이 밑돌았다.

그러나 2016년 4분기의 경우 빅배스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이미 3분기 빅배스를 마쳤고, 금융권 충당금 규모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3분기에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손실을 모두 반영했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뿐 아니라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은행들의 충당금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빅배스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의 수급도 안정적이다. 새해 들어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6거래일 연속 순매수 했다. 이 기간 동안만 920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삼성전자의 어닝서프라이즈로 4분기 국내 기업 실적 모멘텀도 강화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4분기 영업이익이 전망치보다 1조원 더 많은 9조2000억원에 달했다. 깜짝 실적이 나오면서 같은 전기·전자업종에 속한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 관련 대형주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요 상장사들의 4분기 실적 추정치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한 달 전만 해도 국내 상장사의 4분기 영업이익은 35조259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한 달 새 추정치가 3.03% 상향 조정됐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통상 4분기 실적은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변동성이 커 보수적인 시각이 컸다"며 "그러나 작년 4분기 실적은 원·달러 환율 상승효과와 더불어 삼성전자 실적이 개선되면서 예상치를 웃돌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언급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실적 개선 조짐이 뚜렷한 업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이준희 연구원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하드웨어, 화학 업종은 지난 4분기와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가 최근 1% 이상 나란히 개선됐다"며 "이들 업종 위주의 시장 대응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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