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이 드디어 볼펜심 국산화에 성공했다. 1년 전 "볼펜 하나 제대로 못 만드냐"고 개탄했던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소원이 이뤄진 것이다.
세계 최대 스테인리스강 생산기업인 산시성 타이위안강철(太鋼 타이강)그룹에서 5년간 수 차례 시행착오를 거쳐 볼펜심용 스테인리스강 생산에 성공해 중국이 볼펜심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홍콩 명보가 10일 보도했다.
현재 중국에는 3000여개 볼펜 생산기업에서 연간 약 400억 자루의 볼펜을 생산하고 있지만 핵심기술과 원자재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볼펜 생산기술의 핵심은 볼펜심, 즉 펜끝에 붙어있는 고강도 원형금속 '볼'을 제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고도의 제작기술을 요해 중국은 볼펜심과 잉크의 약 90%는 스위스·일본 등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특히 볼펜심용 철강의 경우, 가격은 t당 12만 위안 가격 정도로, 중국은 이를 연간 1000여t씩 수입해 왔다.
이에 리커창 총리가 지난 해 "왜 우리는 볼펜 하나 제대로 못 만드냐"며 공개석상에서 꾸짖었을 정도다. 지난 해 1월 리 총리는 중국 철강생산지인 산시성 타이위안에서 철강석탄 공급과잉 해소 좌담회를 열고 “중국은 철강이 넘쳐나 공급과잉 상태지만 정작 볼펜심용 스테인리스강 등 고품질 철강재는 여전히 수입하고 있다”고 현실을 개탄했다.
타이강은 5년간 끊임없는 시행착오 끝에 지난 해 9월 볼펜심용 스테인레스 실험에 성공했다. 타이강그룹 기술중심 고급 엔지니어인 왕후이몐(王輝綿)은 "볼펜심 생산기술은 외국기업들의 핵심기밀로 참고할 수 있는 자료도 없어 자체 개발해야 한다"며 끊임없는 시행착오를 거쳐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 최대 볼펜 생산업체인 베이파(貝發)볼펜의 실험실에서는 타이강에서 만든 볼펜심 스테인리스강으로 만든 볼펜에 대한 각종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동일 각도에서 볼펜심이 연속으로 끊기지 않고 800m의 선을 그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미 여섯 차례의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중국 볼펜 생산업체들이 속속 타이강에서 생산한 볼펜심용 스테인리스강 대량구매하면서 2년 안으로 수입산을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