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창립 50주년을 맞은 롯데그룹(회장 신동빈)이 연초부터 조직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94개의 방대한 계열사는 4개 BU(부문·Business Unit) 체제로 심플하게 바꾸고,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의 명칭도 ‘경영혁신실’로 바꾼다.
9일 복수의 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 작업이 실행에 들어가, 이달 하순경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발맞춰 사장단 등 임원 인사도 조직개편과 발맞춰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롯데는 지난 2일 고위 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맥킨지의 컨설팅을 반영한 조직개편 초안을 확정한 바 있다.
BU는 BU장(총괄사장 개념) 산하에 소속 계열사에서 인사·재무·기획·홍보 등 지원부서 인원을 이관해 ‘통합 경영지원실’ 콘셉트로 운영된다. 각 계열사에는 최소한의 지원 인력만 남기고 영업·마케팅·생산 등 현장 위주 경영으로 인력이 집중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달 하순경 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유통BU와 화학BU의 총괄사장(CEO)이 신규 선임될 전망이다. 다만 식품BU와 호텔·서비스BU의 총괄사장은 별도 임명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는 4개 BU체제와 별도로 독립 관리한다. 금산분리 원칙에 따른 조치로, 롯데는 향후 지주사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이들을 중간금융지주사 아래에 둘 방침이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는 ‘경영혁신실’로 명칭을 바꾼다. 비서실·대외협력단·운영실(기획조정·대관)·개선실(감사)·지원실(재무·법무)·인사실·비전전략실 등 현재 7개실은 커뮤니케이션팀·재무팀·인사팀·가치혁신팀 등 4개 팀으로 축소한다. 인력도 40% 감축하는 등 규모를 대폭 축소, 나머지 인력은 계열사나 BU의 계열사 지원 조직으로 이동시킨다.
또한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10월 경영혁신안 발표를 통해 강조한 별도 준법경영기구인 ‘컴플라이언스위원회’도 신설된다. 롯데 정책본부와 각 계열사 전체에 설치돼 임직원의 윤리경영을 독려할 방침이다. 신격호 총괄회장 시절부터 내려온 회장 비서실도 없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