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를 이끌며 글로벌 유명인사가 된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타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가 회동했다. 중국에 날선 모습을 보이고 있는 트럼프와 중국 대표 기업인의 만남으로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됐다.
중국 온라인 매체 펑파이뉴스는 트럼프 당선인과 마윈 회장의 회동 소식을 전하며 마윈이 트럼프에 알리바바 플랫폼과 중소기업을 통해 미국에서 일자리 10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선언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이는 앞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약속한 5만개의 20배다.
미국 농촌지역과 동남아시아를 이어주는 교량으로의 자신감도 보였다. 마 회장은 "알리바바의 동남아 시장 점유율은 상당히 높다"고 소개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4월 동남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싱가포르의 라자다그룹을 인수하면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6개국 시장에 진출했다.
트럼프 당선인에게 미·중 기업 협력 강화에 대한 바람도 전했다. 마 회장은 "기업인의 입장에서 세계 최대 경제체와 2대 경제체 간 활발한 통상 협력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중국과 미국은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세계의 중소기업이 세계를 시장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당선인도 마 회장과의 만남에 만족한 모습이었다. 트럼프는 "잭 마(마윈 회장의 영어이름)와 나는 대단한 일을 할 것이다. 훌륭한 만남이었다"라며 "알리바바는 세계적인 회사로 위대한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마 회장은 "미국의 대통령 당선인은 똑똑했고 다양한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환율전쟁' 발발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 회장이 트럼프와 회동하고 상호 협력을 모색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중국 관영언론도 마 회장의 이번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국이 미국의 비위를 맞추는 것으로 비춰질 것을 우려한 듯 "이는 중국 기업의 해외진출일 뿐"이라고 못 박기도 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0일 '마윈의 미국행은 '공물'이 아닌 '확장'이 이유'라는 제하의 논평을 통해 "알리바바는 중국의 '인터넷 플러스'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중국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라며 "알리바바는 중국을 기반해 세계라는 무대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또, "알리바바가 미국에 중소기업과 농업을 지원하고 미국의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중국의 일자리를 빼앗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알리바바는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만약 성공한다면 세계 각국의 상호 의존도는 이례적인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이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아 가고 있다는 주장을 간접적으로 반박하면서 마 회장 이번 행보의 진짜 목적을 강조한 것이다.
국제재선(國際在線)도 마 회장의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동과 협력 약속은 '인터넷의 실크로드'로 불리는 전자세계무역플랫폼(eWTP) 구축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 회장은 eWTP와 인터넷 경제를 통해 세계 80% 중소기업이 세계 시장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다. 지난해 항저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선언문에 eWTP 구상이 포함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