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중동에서 가장 보수적인 국가 중 하나로 꼽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차량 공유 서비스 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해부터 차량공유 업체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지난해 6월 사우디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는 우버에 35억 달러(약 4조2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하면서 우버 지분 5%를 확보했다.
여기에다 국가가 운영하는 통신회사 STC는 아랍판 우버인 카림에 1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지분 10%를 확보했다고 지난달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STC은 이미 자회사인 STC 벤처스를 통해서도 카림에 투자한 바 있다.
여성이 차량을 운전할 수 없는 사우디에서 차량공유 서비스는 여성의 사회 진출을 활성화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사우디는 경제활성화를 위해 2030년까지 130만명 이상의 여성을 노동시장으로 끌어들이고자 계획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사회에 진출하는 여성의 비율이 15%에서 30%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사우디에서 우버나 카림을 이용하는 고객의 80%가 여성이다.
고객 대부분은 중산층 이상의 여성들이지만 최근 카림은 저소득 사우디 여성들을 위한 차량공유 서비스 이용을 노동부와 함께 개발하고 있다. 한편 일부에서는 차량공유 서비스 확산으로 여성들이 운전허용이 더욱 늦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정부의 투자는 최근 지역 남성들의 실업률이 상승하면서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2020년까지 민간부문에서 45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을 하고 있는 사우디는 차량공유를 통한 고용 촉진도 기대하고 있다. 우버와 카림은 향후 2년간 2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람의 사우디 국적 운전자들은 지난 1년 간 60%까지 늘었다 우리는 2017년까지 7만명의 사우디 노동자들을 고용할 예정이다"라고 카림의 공동 창업자인 압둘라 엘랴스는 말했다.
사우디의 교통부 장관은 지난해 11월에 우버 운전자의 조건을 사우디 국적자로 제한할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그러나 합법적으로 운행을 하고 있는 사우디 외 국적자 운전자들도 여전히 우버에서 일할 수 있기는 하다.
사우디에서 우버 기사로 일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적은 편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회사에서 일한다는 것은 운전기사라는 직종에 대한 편견을 없애주기 때문이다. "우버는 일종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으며, 사람들에게 인식도 좋은 편이다. 많은 이들이 디지털 혁명의 일부가 되어 일하길 원한다"고 디지털 컨설턴트 회사인 브레인 테크놀로지의 창립자인 알둘레라 바스요니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