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시골편지]내가 아는 집

2017-01-0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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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래 시인(OK시골, 카카오스토리채널 ‘전원주택과 전원생활’ 운영)

김경래 OK시골 대표(시인)


하늘로 난 작은 창은
나의 꽃밭
너를 그리던 밤마다
시냇물 소리가 나던


바람 부는 날에는
멀리 내단 풍경에서도
붉은 단풍이 들고


손 시린 문살 칸칸이
몇 밤의 폭설이 내려
달빛 따라오던 길도
초저녁에 끊기고
귀신처럼 우는 문풍지 소리


뒤척이다 언뜻 선잠이 들면
솔가지 태우는 불내
장작 타는 소리


따스함 쪽으로 돌아눕던
집이 하나 있었습니다.


-----


겨울 강원도는 추웠고 눈도 많이 내렸다.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에는 더욱 그랬다. 특히 내 고향 정선 임계는 유난스럽게 춥고 눈도 많았는데 요즘은 예전 같지 않다. 어릴 때는 마을의 어느 집이나 장작을 땠다. 저녁이면 집마다 밥을 짓는 연기가 났는데 겨울에는 그 풍경만으로도 온기가 느껴졌다. 추운 겨울에는 문을 걸어 잠그고 살았다. 그러다 눈이라도 내리면 밤을 새우는 폭설이었고 아침이면 눈이 문 앞까지 쌓였다. 그 어느 해 겨울, 방학을 맞아 찾아 간 집의 추운 밤, 창밖 눈 내리는 소리에 잠들지 못하다 아침에 선잠이 들었나 싶었는데 장작 타는 소리가 나고 불내를 느꼈다. 부모님께서 소죽을 끓이고 밥 짓는 소리였다. 따뜻해지는 아랫목에 목젖까지 차오르는 뜨끈함이다. 날씨가 추워진다는데 따뜻해 진 아랫목으로 돌아눕던 옛집의 아침이 그립다.

내가 아는 집 [사진=김경래 OK시골 대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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