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신한금융그룹이 차기 회장 선임 작업에 본격 착수함에 따라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신한금융을 앞으로 최대 10년간 누가 이끌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의 의중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신한금융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계 주주, 사외이사들의 결정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차기 회장의 윤곽은 오는 28일 설 연휴 전후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 내부 규정에 따라 한동우 회장의 임기 만료일(3월 24일) 2개월 전까지 후임자 선출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한동우 회장이 이번 임기를 끝으로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을 공식화했기 때문에 그동안 실적을 바탕으로 꾸준히 후보군을 검증해왔다. 따라서 차기 회장 선출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기 회장 선임은 무엇보다 한 회장의 의중이 어느 쪽으로 향하느냐가 결정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신한금융 회추위는 한 회장을 비롯해 회추위원장인 이상경 법무법인 원전 대표변호사, 사외이사인 고부인 산세이 대표, 박철 리딩투자증권 회장, 히라카와 유키 프리메르코리아 대표, 필립 에이브릴 BNP파리바 일본대표, 비상무이사인 남궁훈 전 생명보험협회장 등 7명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남궁훈 이사는 한 회장과 서울대 법대 1년 선후배 사이로 지난 6년간 이사회에서 활동했다. 이에 따라 한 회장의 의견을 적극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추위의 또 다른 축은 일본계 이사들이다. 고부인, 히라카와 유키 이사는 모두 재일교포다. 다만 고 이사는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 재임시절 2009년 사외이사로 활동하다 2013년 다시 선임됐고, 히라카와 유키 이사는 한 회장 재임 시절 선임됐다.
이에 각각 성향에 따라 사외이사들간 의견이 팽팽하게 맞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이번에 선임되는 회장은 길게는 10년 가깝게 신한금융을 경영하게 되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할 수밖에 없다.
차기 회장 후보군에는 현재 그룹경영회의에 참석하는 주요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5명이 자동으로 이름을 올린다. 조용병 신한은행장,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이병찬 신한생명 사장, 민정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현재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조용병 행장과 위성호 사장의 2파전으로 보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각 회사를 업계 1위로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는 등 경영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다만 조용병 행장이 다소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행장은 산한금융의 최대 위기였던 이른바 '신한사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위 사장은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계열로 분류되고 있다. 이와 함께 조 행장은 위 사장보다 한 살 많고 은행 입사도 1년 빠르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 2015년 신한은행장 자리를 놓고 경쟁한 바 있다. 당초 위 사장이 유리하다는 관측이 많았지만 조 행장이 은행장으로 선임됐다. 당시 조 행장은 한 회장이 깜짝 발탁한 케이스다.
한 금융권 인사는 "신한 내부적으로 신한사태가 큰 상처로 남아있기 때문에 차기 회장 선임을 하는데 이것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한금융 회추위는 다음 회의에서는 압축 후보군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후 압축된 후보에 대해 향후 일정을 안내하고, 후보 수락 여부 등을 확인해 최종 후보 추천 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회추위는 경영승계계획에 따라 후보군을 심의해 대표이사 회장 후보를 추천하며, 이후 개최되는 이사회에서 회추위가 추천한 회장 후보에 대해 그 적정성을 심의, 의결해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 최종 후보는 내년 3월 신한금융 정기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