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앞둔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생존 위한 고군분투는 ‘현재진행형’

2017-01-0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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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소통·현장경영 중시…‘HMM + K2’으로 승부수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아주경제 김봉철·송종호 기자 =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이 오는 7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유 사장은 2014년 사장직을 내려놓고, 인천항만공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위기에 빠진 현대상선의 ‘구원투수’로 2년여 만에 컴백했다.

5일 그는 100일 소회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본인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는 듯이 한동안 먼 곳을 응시하며 답을 하지 못했다. 이어 “아직 얘기하기는 이른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를 이루고 재도약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새롭게 출발한 현대상선의 초대수장이 된 유 사장은 국내 1위 선사였던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인한 글로벌 물류 혼란과 업계 장기 불황 속 경영난 타개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그는 지난해 9월 30일 취임 일성으로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인한 물류혼란 타개와 국적 선사로서의 사명감 회복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선사들의 인수합병(M&A)과 얼라이언스 재편이 진행되고 있는 해운시장은 향후 2년 생존을 위한 사투가 벌어질 것”이라면서 임직원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유 사장은 취임 이후 내부적으로는 소통, 외부적으로는 현장을 중시하며 광폭행보에 나섰다. 첫 공식행보로 부산항을 들러 현장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한 최근 직접 직원들과 소통하는 간담회를 열고 행사 장면을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이 자리에서는 출퇴근 시간 조정, 복지혜택 개선, 임금인산 문제 등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대외적으로는 산적한 현안과 관련해 마음고생을 겪었다. 세계 최대 해운동맹 2M 가입을 둘러싼 논란이 대표적인 예다.

2M 가입 결과를 놓고 ‘반쪽 가입’, ‘사실상 가입 실패’라는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자, 직접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한진해운 미주노선 인수전에서는 중견기업인 SM(삼라마이더스)그룹에게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뺏기면서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하지만 유 사장은 내부 조직 단속과 함께 지난 3일 국내 중견선사인 흥아해운, 장금상선과 손을 잡고 ‘HMM + K2 협력체제’를 결성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국내 해운역사상 원양 선사와 근해 선사가 해운 협력체를 결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상선은 이들과 다음달 중 본계약 체결을 마무리 짓고, 3월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또 그는 부산 신항에 있는 한진터미널의 지분 인수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진해운의 모항 역할을 했던 한진터미널은 부산 신항 5개 컨테이너 터미널 중 유일하게 100% 국내자본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진해운이 애초 50%+1주의 지분으로 경영권을 행사했지만 경영난을 겪으면서 한진그룹 육상운송 계열사인 ㈜한진으로 이를 매각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다음 달 중 현대상선에 대한 자본확충도 본격적으로 실시된다. 이르면 이달 중 한국선박회사(가칭) 설립이 완료되고, 이 선박회사를 통해 유상증자 방식의 자본 투입이 이뤄진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유 사장은 과거 사장 시절 현대상선의 위기를 한층 심화시켰다는 책임론을 만회하기 위해 다시 ‘친정’으로 돌아올 결심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정통 해운맨으로서 자존심을 세우고 현대상선의 재건을 위해 사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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