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 비대위원장, 당 지도부 힘 입어 인적청산 가속화

2017-01-0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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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인명진 비대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이인제 새누리당 전 최고위원, 정갑윤 의원, 김관용 경북도지사 등 친박 인사들과 면담을 갖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이수경·이정주 기자 = 새누리당의 인적청산을 천명한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당무에 복귀하면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이정현 전 당 대표의 탈당을 시작으로 인적청산의 신호탄이 울리자 친박 핵심으로 불리는 서청원, 최경환 의원들은 인명진표 인적청산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며 반발했다.
이에 대해 인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적청산 대상자들을 ‘악성종양’에 비유하며 당 개혁의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도 ‘선당후사’를 강조하며 인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속 의원들에게 인위적 인적청산 방침을 거부하는 편지를 보낸 친박계 좌장 서 의원을 향해 "무례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인 위원장은 "서 의원이 지금 좀 화가 나신 거 같은데, 이것은 당 대표에 대한 무례고 인간 인명진에 대한 무례한 일"이라며, "내가 평생 살아온 것으로 보나 민주화 운동을 한 역사로 보나 서 의원이 나에게 그렇게 무례하게 하면 안 된다, 예의를 갖추라"고 말했다.

이어 "한두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자기들도 사람들을 만나고 여론을 볼 텐데 스스로 판단해서 책임을 지라는 게 독선이고 인위적 청산인가"라고 반문하며, "친박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살신성인한다고 했던 사람들 아닌가, 그런 대통령이 탄핵당했는데 일본 같으면 할복한다"고 비난했다.

인 위원장은 인적 청산 방침에 대해 "당에 들어와서 보니 큰 악성종양이 있어 수술하지 않으면 금방 죽게 생겼다. 급하게 수술한 것"이라며 "국회의원을 내려놓으라는 게 아니고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든 정치적 책임을 지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당에 와보니 이솝우화 '벌거벗은 임금님'이 생각이 났다"면서 "다들 벌거벗었는데 본인도 모르고, 국정과 당에 책임지던 분들이 최순실을 몰랐다고 죄가 없다는 건 좀 몰염치한 것 아닌가"라고 성토했다.

인 위원장은 서 의원과 함께 친박계 핵심으로 꼽히는 최 의원을 겨냥해 "2선 후퇴를 두 번 한 분이 계시다, 7월 6일에 한 번 했고 이번에 한 번 했고 또 한 번 더 해야 할 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 원내대표도 인적청산 대상자들을 향해 대승적 차원에서 개인 이익에서 벗어나 결단을 해달라며 인 위원장의 압박 행보에 가세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든 개혁과 변화에는 어려움이 따르고 때로는 개인의 희생도 감수해야 한다”라며 “지금 추진하는 새누리당의 혁신도 건강하고 시대정신에 맞는 보수정당의 재탄생 위한 산고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 위원장의 말대로 어렵고 힘들지만 결단과 희생없이 개혁은 불가능하다”면서 “개인의 작은 이해와 집착에서 벗어나 대승적으로 인적청산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유재중 의원도 당 쇄신을 위해 외부에서 거론되는 ‘친박 8적’을 뛰어넘는 규모로 대규모 청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서 의원은 전날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국회의원은 각 지역의 당원과 유권자들이 선택한 당의 자산이자 근간”이라며 “임기가 3년도 넘게 남은 국회의원들을 절차도 무시한 채 인위적으로 몰아내는 것은 ‘올바른 쇄신의 길’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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