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더불어민주당 의원 8명이 중국 방문을 위해 4일 출국한다.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조치 중단 요청을 위한 ‘의원외교’의 일환으로, 이들은 2박3일간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 이후 민주당 소속 방중단이 중국을 방문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두 번째다.
3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번 방중단은 4선의 송영길 의원을 비롯해 재선 유은혜·윤관석, 초선 박정·박찬대·신동근·유동수·정재호 의원 등 8명이 이름을 올렸다.
방중단의 좌장격인 송 의원은 당내 ‘중국통’으로 꼽힌다. 2014년 6·4 지방선거 낙선 직후 칭화(淸華)대학과 대만정치대학에서 연구교수를 지냈다.
이들은 방중 기간 중국 베이징에서 왕이(王毅) 외교부장을 비롯해 공산당 대외연락부와 상무부의 장관급 인사 등과 면담하고 사드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왕 부장은 새해 공산당 이론지 치우스(求是) 기고문에서 ‘사드 반대’를 중국의 외교 정책 방향으로 꼽았다.
민주당 방중단은 차기 정부 출범 때까지 한한령 중단 요청을 비롯해 한국 상품에 대한 통관 업무 지연 등에 대한 복원 등의 의견을 중국 측에 전달할 방침이다.
송 의원은 이와 관련해 “한류 제재나 경제적 교류협력이 경색되는 것을 완화하고 남북 관계의 중국 역할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인양 업체인 중국 상하이샐비지 본사도 방문한다.
특히 당 소속 차기 대선주자들의 사드의 한반도 배치 의견 등을 중국 측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전 대표 등이 ‘원칙적으로 사드 반대’ 입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외교적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올해 동북아 정세는 불확실의 연속이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보복성 조치로 ‘한한령’(限韓令·중국의 한류 제재) 리스크는 한국 경제를 덮쳤다. 북한은 김정은 신년사를 통해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ICBM) 임박을 알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친(親)러시아·반(反)중국’ 행보 시그널은 한국의 균형외교를 시험대에 올려놓았다. 삼각파도의 여파에 따라 한국 외교가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국가와 국가 간 통로가 있는데, 한 정당이 사드 배치에 관한 의견을 전달하는 게 상징적인 의미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는 방법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