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IT업계에 따르면 한성숙 내정자는 3월 취임식 이전에라도 공시를 통해 대표이사직에 이름을 올리면서 대표로서의 행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네이버는 김상헌 대표 체제 하에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성공, 동영상 기반 메신저 '스노우'의 상승세, 분기 매출 1조원 달성 등 '잘 나가는' 모습을 보여왔다.
김 대표에 이어 새 수장이 되는 한 내정자는 기세를 몰아 다시 한 번 네이버에 변화를 꾀하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해 10월 열린 'NAVER CONNECT 2016'에서 대표 내정자로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그는 '기술 플랫폼'으로의 네이버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네이버의 기술을 바탕으로 소규모 창업자, 창작자 등이 네이버를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다.
예를 들어 네이버 메인에 적용되지 않았던 추천 서비스를 도입해 그동안 모두 동일한 뉴스와 콘텐츠를 접했다면 앞으로는 개인에게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한다거나, 어학사전에 번역 앱 '파파고'의 번역기능을 집어넣거나, 기업·고객 간 실시간 채팅 서비스 '톡톡'이라는 플랫폼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시키는 것 등이다.
한 내정자가 국내서 네이버의 기술적 성장에 전력투구 한다면, 이해진 의장은 네이버의 글로벌 입지를 다지는데 방점을 찍을 전망이다. 올해 그는 의장직을 내려놓고 유럽·북미 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해 시장 개척에 매진할 계획이다. 일본에서 '라인'을 키워냈듯 유럽·북미 시장도 일궈내겠다는 것.
그가 의장직을 내려놓으면서까지 유럽시장 도전에 나서는 것은 '제2의 라인'이 될 성공 아이템을 발굴하고 동시에 후배들이 현지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디딤돌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더불어 업계에서는 이사회 의사결정을 최종 결정하는 이사회 의장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해외에 머물시 의사결정 속도가 지연될 경우를 막기 위해 의장직 사임 결정을 내렸다는 이유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를 '변화의 시기'라고 정의했던 이 의장은 올해 글로벌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의장은 과거 라인 상장을 기념하기 위해 2년여 만에 모습을 보인 자리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라인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미국·유럽에 새로운 시장 전략을 갖고 과감하게 투자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의 해외 매출 비중은 37%로 높은 편"이라면서 "이해진 의장의 유럽 시장 개척이 네이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 기대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성숙 대표 내정자의 큰 장점은 '디테일을 보는 능력'인데, 대표 자리 오르면 직원의 역할과 책임을 파악할 정도의 디테일이 아무래도 떨어지지 않겠느냐"고 우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