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 많은 덕담과 인사말을 놔두고 굳이 외래어인 '파인'을 얘기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파인은 영·미 문화권에서 안부를 물었을 때 가장 많이 답하는 말로 "좋아요", "별 탈 없이 잘 지내고 있어요"라는 의미다. 그러니 1년 12달 파인 할 수만 있으면 더 바랄게 뭐가 있겠는가?
다음으로, 금융감독원은 지난 해 금융소비자정보 포털사이트를 개설했는데, 그 이름이 '파인(FINE)'이다. Financial Information NEtwork의 축약어다. 파인에 들어가면 금융소비자가 일상적인 금융생활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면 휴면금융재산조회, 예적금이나 보험상품 비교, 연금이나 상속재산조회 등 현재 공적기관에서 운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금융조회시스템을 한 번의 클릭으로 이용할 수 있다. 그동안 금융개혁과 IT기술이 발달하면서 과거와는 달리 편리한 금융조회시스템이 다수 가동되고 있다. 그러나 그 이름이 비슷비슷하고 숫자도 많아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억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이 모든 금융조회시스템을 한 곳에 다 모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파인에서는 금융감독원이 제공하는 금융꿀팁 200선이나 금융자문서비스, 금융교육과 금융통계 등 여러 유용한 정보와 자료를 얻을 수 있다. 보이스피싱, 유사수신 등 각종 불법금융과 관련한 피해구제 정보도 알아볼 수 있다. 쉽게 말해서 '파인'은 금융의 네이버 또는 다음과 같다고 보면 된다.
금융은 일반 소비자들에게 여전히 전문적이고 쉽지 않은 분야이다. 그러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해서 손해를 보거나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연간 2000억원에 이르는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이러한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다.
바로 이러한 현실 인식에서 파인이 개설되었다. 즉, 금감원은 새로운 제도나 개선책을 내놓는 것 못지 않게 이미 시행되고 있거나 이용할 수 있는 여러 유익한 시스템이나 사항을 금융소비자 누구나가 쉽게 알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금융소비자라면 누구든지 인터넷을 통해 파인 두 글자만 치면 금융거래에 필요한 정보를 얻고 또 유용한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파인은 금감원의 금융소비자에 대한 사랑과 보은의 마음이 담겨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처럼 편리하고 유용한 사이트가 개설되었는데도 많은 소비자들이 그 존재를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아직은 개설 된지 5개월이 채 지나지 않았고 홍보도 부족한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하지만 소비자들도 자신에게 필요한 금융정보를 스스로 찾고 이용하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아무쪼록 새해에는 모든 금융소비자가 '파인' 두 글자를 기억하고 활용하였으면 좋겠다. 그래서 국민들의 금융생활이 보다 편리해지고 윤택해 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의미에서 정유년 새해, 금융소비자 여러분 모두 '파인' 하시길 부탁드리고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