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근, 아내 위한 ‘슬램덩크’…4년 만에 ‘괴물 부활’

2016-12-30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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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KGC인삼공사 오세근. 사진=KBL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안양) = 2011-2012시즌 괴물 신인으로 등장했던 오세근(29·안양 KGC인삼공사)이 건강한 몸으로 다시 돌아왔다.

인삼공사와 원주 동부의 경기가 열린 30일 안양실내체육관. 2쿼터 종료 2분44초를 남기고 놀라운(?) 장면이 나왔다. 원맨 속공 찬스를 잡은 오세근이 가벼운 몸놀림으로 원 핸드 덩크를 림에 꽂은 것. 시원한 슬램덩크였다.

4년 전이라면 전혀 놀랍지 않은 일이다. ‘괴물 센터’로 불리던 신인 시절 오세근은 덩크슛을 9개나 성공시켰다. 하지만 데뷔 시즌을 마친 뒤 발목 부상에 시달리며 수술을 받았다. 이후 오세근은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그리고 그의 덩크슛은 3시즌동안 볼 수 없었다.

오세근은 이날 풀타임에 가까운 37분48초를 뛰며 20점 12리바운드 6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상대는 동부의 김주성이었지만, 골밑을 장악했다. 덩크슛은 보너스였다.

오세근의 덩크슛은 스스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 그는 “아마 다들 깜짝 놀랐을 거라 생각했다. 몸이 좋아서 했다”고 웃었다. 하지만 단순한 팬 서비스의 덩크슛은 아니었다. 아내를 위한 올해 마지막 선물이었다.

오세근은 “사실 결혼하고 와이프한테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신인 때는 잘했는데…”라고 털어놨다. 오세근은 지난해 7월 결혼했다. 올해 10월에는 쌍둥이 아빠가 됐다. 그는 “아내를 위한 덩크였다. 보여주고 싶었다”며 멋쩍게 웃었다.

오세근을 자극한 건 팀 동료 데이비드 사이먼이었다. 오세근은 “사이먼이 덩크 못 하냐고 얘기를 했었다. 3라운드 때 한 번 하겠다고 말했는데 그게 오늘이었다”며 “후반에 한 번 더 찬스가 있었는데 힘들어서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내년에는 오세근의 덩크슛을 더 자주 볼 수도 있을 전망이다. 그는 “팬 분들도 파워풀한 모습을 원하는 것을 알고 있다. 실패를 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시도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인삼공사는 이날 오세근의 활약을 앞세워 최근 2연패를 끊고 98-85로 동부를 제압했다. 인삼공사는 17승7패로 고양 오리온과 함께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사이먼이 21점 14리바운드, 이정현이 승부처에서 3점슛 3방을 포함해 15점 8어시스트로 팀 승리를 도왔다.

반면 동부는 이날 패배로 15승10패를 기록하며 4위에 머물렀다. 윤호영의 부상 공백 속에서 김주성이 3점슛 4개를 포함해 17점으로 분전했으나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한편 잠실실내체육관에서는 서울 삼성이 부산 kt를 102-82로 대파했다. 삼성은 18승6패로 단독 선두를 지켰고, kt는 4승21패로 최하위에 그쳤다. 삼성은 이날 마이클 크레익이 22점 10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작성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크레익의 트리플더블은 시즌 1호, 개인 1호, 통산 110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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