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창범 기자 = 국내 게임산업의 허리로 불리는 중견게임사들이 올해도 부활하지 못한 채 한해를 마무리하게 됐다.
대형‧고전 IP의 PC온라인게임이 모바일RPG(Role Playing Game)게임으로의 부활 가능성을 확인 시켜줬지만, 이로 인해 중견‧중소게임사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는 분석이다. 자본력과 유통망을 갖춘 대형 게임사들이 게임시장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됐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빅3인 넥슨,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가 2015년 기준으로 상위 20개사 매출 총합의 60%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올해는 그 비중이 70%까지 더 커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는 최근 넷마블과 엔씨가 모바일판 리니지로 모바일게임 시장을 새롭게 재편한 것처럼, 모바일에서 대형 RPG게임이 지배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모바일판 리니지로 일 매출 100억원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만큼, 연말 매출 결산에서 대형사와 중견게임사들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1위 기업 넥슨은 올해 게임업계 최초로 2조원의 매출을, 넷마블은 1조5000억원 돌파를, 엔씨는 매출 1조 클럽 가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반면 중견‧중소게임사들은 대부분 연 매출 1000억원 돌파 조차 어려워지면서 적신호가 켜졌다. NHN엔터테인먼트가 1조원 가까운 성적을 낼 것으로 예측되지만, 수익의 절반 이상을 신사업에서 벌어들이고 있어 게임 업체로만 보긴 무리가 있다. 게임 상장사 기준으로 컴투스 정도만 매출 5000억원대를 찍을지 관심이 모아질 뿐,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게임사들은 손에 꼽을 정도다. 한때 퍼즐게임인 ‘애니팡’으로 1500억원 가량 매출을 올려 기염을 토했던 선데이토즈 경우 올해 다시 1000억원 안팎의 실적을 보일 전망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큰 비용을 투입해 액션RPG를 개발해 출시하더라도, 대형업체가 비슷한 종류를 내놓고 마케팅 물량공세를 할 경우 존립자체가 흔들릴 수 있어 중견‧중소게임사의 도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