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세계 10대 경제국들 중 세 곳은 경제 사정이 더 악화될지도 모르겠다. CNN머니는 그 주인공을 영국, 인도, 이탈리아로 꼽았다. 이들의 또다른 공통점은 문제를 스스로 초래했기 때문에 밖으로 책임을 돌릴 수도 없다는 점이다.
우선 영국의 경우 영국인들은 지난 6월 23일 국민투표에서 스스로 유럽연합(EU) 탈퇴를 선택해 고립의 길로 들어섰다.
향후 전망은 더 불확실하다. 내년에는 영국의 EU 탈퇴 협상이 본격화될 예정인 가운데 영국은 최대 무역 파트너인 EU 단일시장에 대한 접근권을 상실하고 많은 다국적 기업들은 영국을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성장률은 2017년에 1~2% 수준에 머물면서 7년래 최저까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인도는 지난 11월 깜짝 화폐 개혁을 발표하면서 심각한 소비 위축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 11월 8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검은돈 척결과 세금 탈루를 뿌리뽑기 위해 종전에 유통되면 500루피와 1000루피 사용을 중단하고 신규로 500루피와 2000루피 화폐를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신규 화폐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수백만 국민들은 물품 구입을 위한 현금을 구하지 못해 큰 혼란을 겪었다.
이로 인해 7.3%라는 눈부신 인도의 성장률은 대폭 둔화될 수 있다. 인도 중앙은행은 이미 현 회계연도 성장률 전망치를 0.5%포인트 하향 조정했고 애널리스트들은 감소폭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탈리아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12월 4일 이탈리아 국민들은 마테오 렌치 전 총리가 제안한 개헌안을 부결시켰다. 렌치는 정치적 교착상태를 끝내고 이탈리아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개헌을 추진했으나 높은 실업률과 경기 침체 속에서 이탈리아 국민들은 이 투표를 정권 심판으로 받아들였다.
이튿날 렌치 총리는 사임했다.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은행 위기위 뇌관으로 꼽히는 이탈리아 3대 은행인 방카몬테데이파스키디시에나(BMPS)에 대한 민간 구제는 무산됐고 이제는 정부의 재정 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이미 부채가 2조3400달러에 이르는 이탈리아의 재정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내년 상반기 중 실시될 것으로 보이는 이탈리아 조기 총선에서 반이민 포퓰리즘 정당인 오성운동과 극우 성향의 북부리그의 돌풍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애널리스트들은 오성운동의 베페 그릴로가 집권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지만 2016년 브렉시트 가결, 트럼프 당선, 이탈리아 개헌 부결 등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모두 깬 결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