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등 대외적 변수로 불확실성이 급증하면서 중국 환율시장과 통화정책 향방에 대한 시장 관심이 커지고 있다. 관련 전망은 엇갈리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 중문판 20일 보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가오화(高華)증권이 18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내년 중국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기울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인민은행의 환율시장 개입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플레이션에 대비하고 미국 등 선진국의 '돈줄죄기'에 따른 압박을 줄이기 위해서다. 최근 다소 안정된 경제상황이 이를 지원해 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중국 통화 당국은 '탄력적이고 적절한 통화정책 운용'을 강조하고 수 차례 기준금리, 지급 준비율을 인하했다. 올해는 '온건·중립 통화정책 기조 유지'를 선언, 통화완화에 다소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자금 수요가 있을 때만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수준에 그쳤다.
골드만삭스는 대외적 변수가 많아 위안화의 달러당 환율이 내년 말 7.3위안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위안화의 급격한 가치 절하를 막기 위한 인민은행의 방어전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민은행이 '합리적이고 균형적 수준에서 환율 안정 유지'를 강조하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이는 일정 범위를 벗어나면 통제하겠다는 뜻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중국 국내에서는 기존의 통화정책이 유지될 것이라는 다소 엇갈린 전망도 나온다. 중국 유명 증권사인 중신건투(中信建投)는 20일 '2016년 투자전략설명회'를 열고 "글로벌 경기가 단기적으로 살아날 수는 있지만 장기적 전망이 어둡다"며 "중국은 각종 개혁과제에 집중해야 하고 통화정책도 '온건·중립'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어느 쪽을 택하든 '진통'은 피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타오(管濤) 전 중국 외환관리국 국제수지사 사장은 중신건투 투자설명회에서 "현재 중국에게 고통없는 선택지는 없다"며 "환율 변화에 따른 영향은 양날의 검과 같다"고 꼬집었다. 환율변화는 실물경제보다 금융시장에 영향이 크고 실제 충격보다 심리적 충격이 크다며 이에 환율 정책의 순수한 효과를 장담하기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은 위안화 약세 → 자본유출 → 외환보유액 감소→ 시장불안 증폭→ 위안화 절하의 악순환에 신음하고 있다. 유동성을 늘리면 위안화 약세에 부채질을 하는 셈이 되고 줄이면 경기 둔화가 가속화되고 이 역시 환율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어 우려된다.
한편, 중국 국내외 금융기관은 내년 중국 성장률 둔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데는 의견을 같이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가 소폭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올해 성장률 목표치는 6.5~7.0%로 올 3분기까지 중국 성장률은 6.7%다.
중신건투도 내년 성장률이 6.5%까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중국 싱크탱크로 불리는 사회과학원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6.7%, 내년 전망치는 6.5%로 제시했다. 분기별로는 6.5%, 6.5%, 6.4%, 6.4%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