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김무성·유승민 중 비대위원장 나와야…'전권' 다 주자"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e-mail]]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정진석 새누리당 의원은 19일 "김무성, 유승민 의원 두 분 중 한 분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는 것이 좋겠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장에게는) 전권을 줘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정 의원은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우택 신임 원내대표가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기 때문에, 비대위원장은 비주류 쪽에서 인선을 해서 당이 균형을 잡고 새로운 환골탈태의 계기를 마련해야 되는 것 아니냐"라며 이 같이 강조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빨리 선거체제를 구성해야 되는 것"이라며 "당내 갈등이 수습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인데, 시야를 넓혀 작은 문제에 집착하지 말고 큰 눈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어쨌든 최순실 사태 와중에 친박계가 전면으로 나서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바라지 않는 바"라며 "이른바 주류 인사들은 2선으로 후퇴하고 비주류에서 당의 책임을 맡아 지휘하는 게 온당하다"고 설명했다. 현 시국에서 조기 대선을 준비하고 지지도를 얻기 위해서는 비주류에게 당권을 내줘야 한다는 의미다.

정 의원은 "새누리당이 당명을 바꾸든 로고를 바꾸든 새로운 보수의 길을 제시하든 후보가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대통령 후보가 없는 불임정당은 국민들이 쳐다봐주질 않는다"라며 "함께 살길을 모색할 것이냐, 함께 뒤안길로 갈 것이냐를 결정해야 되는데 그런 노력들이 매우 부족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는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두 사람밖에 비대위원장'감'이 없다며, 분당 가능성도 '우려가 된다'고 밝혔다.

또한 유 의원이 비대위원장직 수락의 조건으로 제시한 '전권'에 관해서도 정 의원은 "새누리당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느냐 마느냐, 승부수를 던지는 기로에 서 있는 건데 뭔들 못 주겠나. 달라면 다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분류돼 온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에 대해 그는 "반 총장은 이념적으로는 보수가 맞지만 지금의 새누리당이 보수세력을 대변하기가 어려운 지경이 돼 있다"면서 '만일 반 총장이 정치에 뜻이 있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결심을 굳힌다면 어떤 새로운 모색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 나오는 반 총장과 손학규 전 대표,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의 3자 연대설에 대해서는 "지금 광장의 함성이라는 게 대통령 퇴진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 좀 만들어달라는 것 아닌가"라며 "그런 이해에 대한 새로운 공감대를 가지고 뜻 있는 분들이 그루핑(grouping집단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 출발을 '개헌(헌법개정)'이라고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