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학회가 15일 개최한 ‘청취형 미디어의 현재와 미래진단’ 세미나에서는 2007년부터 7년간 평균 연평균 성장률 –4.5%를 기록하며 방송 플랫폼 중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라디오 방송의 공적 가치를 되짚고, 정책 및 제도적으로 회생시킬 수 있는 대안들이 모색됐다.
발제자로 나선 안창현 동경대 박사는 “라디오가 그동안 TV의 종속미디어 정도로 후순위 취급을 받으며 정부의 정책 순위에서 밀리면서, 부당하게 강력한 규제와 진흥정책의 사각지대 속에 방치되다가 큰 위기에 봉착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안 박사는 “라디오는 무료 보편적으로 콘텐츠의 다양성을 실현하고 있고, 빈발하는 대규모 재해 등에서 그 역할이 충분히 검증되었으며, 보지 않고도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미디어로서 청취자의 시간활용을 심화시키는 등 미디어 가치는 여전히 충분하다”며 ‘라디오 진흥법’ 제정 등 지원정책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유 연구위원은 미국과 영국의 진흥모델을 벤치마킹해 라디오 관련 정책을 총괄 운영하고 보다 전문적인 진흥책을 추진할 수 있는 ‘라디오 진흥 전문기구’의 설립을 주장했다. 실제 영국의 경우 ‘라디오 진흥기구(RAB)’가 설립된 1992년부터 2003년까지 약 4배 이상의 광고비가 증가했으며, 2003년 8%에 불과했던 영국 민영라디오의 청취 점유율이 10년 후 약 40%까지 증가한 것으로 발표됐다.
이동후 인천대 신방과 교수는 “팟캐스트, DMB라디오, 인터넷스트리밍, 보이는 라디오 등 다양한 송신 주체와 유포 방식이 일상화된 오늘날 과거의 라디오의 개념적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면서 “기존 라디오 매체의 강점에 보다 강력하고 신속해진 쌍방향성이 더해져 매체의 탄력성은 더욱 높아졌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소리를 경청하고 공감과 반응을 이끌어내는 일상적 미디어의 가치를 어떻게 지속시켜갈 것인가에 관해 더욱 실천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