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삼성전자가 전량 리콜 사태로 존폐 위기에 있던 '갤럭시노트' 브랜드를 유지하기로 내부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삼성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갤럭시노트7 사태에도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에 문책성 인사를 하지 않고, 수습을 위해 유임시킬 것으로 안다"며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 브랜드를 유지하되, 훼손된 브랜드 가치를 다시 끌어올린 만한 혁신적인 갤럭시노트8을 출시하는 것을 건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새 브랜드 론칭을 위해 천문학적인 마케팅 비용을 쓰기 보다 이를 상쇄할 만한 제품 개발을 통해 브랜드를 존속시켜 나가겠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브랜드 변경의 필요성이 작다. 갤럭시노트7의 잇단 소손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에 대한 국내외 소비자들의 신뢰는 여전히 크다.
애초 일부에서는 갤럭시노트7 사태 이후 삼성전자가 '갤럭시' 브랜드 자체를 변경할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비해 지난 달 영국 로이터 통신이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함께 미국 50개주에서 삼성스마트폰 이용자 237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갤럭시노트7 사태를 인지한 소비자 중 27%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구입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인지하지 못한 소비자 중 25%도 삼성 스마트폰을 구매하겠다고 밝혔다. 리콜 사태와 관계없이 삼성전자 스마트폰 소비자들이 여전히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브랜드가치 평가회사인 브랜드스탁이 발표한 '2016년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에서 갤럭시는 브랜드가치 평가지수(BSTI)에서 924.2점을 받아 6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이런 이유로 삼성전자가 현상 유지를 하면서 갤럭시노트7를 통해 입증된 혁신성을 한 단계 끌어올린 보다 완벽한 갤럭시노트8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철저한 품질관리(QC)로 안전성은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통상 '노트' 시리즈는 매해 하반기에 출시되고,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며 "새해가 시작되지도 않은 만큼, '노트' 브랜드를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재는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시기적으로 브랜드 존폐를 논의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