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거침 없는 경제 행보에 대한 대중들의 환호가 높아지고 있다. 반면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단기간 고속의 경제성장을 밀어부치다가는 커다란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 눈앞에 보이는 성과…대중들 선호도 상승
미국의 정치 전문매체인 폴리티코가 모닝컨설턴트와 함께 지난주에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에 대한 대중들의 호감도는 올라갔다. 특히 냉난방기 생산업체인 캐리어와의 협상을 통해 일자리 800여개를 미국에 남게 한 협상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유권자들의 60%가 캐리어 협상이 트럼프에 대한 이미지를 보다 좋게 만들었다고 답했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87%, 부동층도 54%, 그리고 민주당 지지자들도 40%나 캐리어 협상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 설문조사는 캐리어 협상이 발표 뒤 바로 진행된 것이며, 1~2일 양일 간 1401명의 등록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이밖에도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 약속, 기업들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주문 등 트럼프가 백악관 입성도 전에 만들어내는 결과물들이 대중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 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는 "캐리어와의 일자리 협상 등 트럼프가 일궈낸 눈앞에 보이는 가시적인 결과물들이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고 있다"면서 "실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더라도 이같은 보여주기식 경제 정책 행보가 호감도 상승에는 도움을 주고있다"고 분석했다.
◆ 지난친 부양책에 부작용 클 듯…단기적 성장에 2020년 재선 가능성도
만약 트럼프의 경제부양 정책이 성공할 경우 다음 대선인 2020년에 트럼프의 재선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트럼프는 4년 뒤 "나는 내가 한 약속을 지켰다. 미국은 다시 위대해졌다"를 외치며 백악관에 재입성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4년 뒤만을 바라보고 있는 민주당과 지지자들에게는 악몽같은 시나리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혀 불가능하지도 않다고 보고 있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은 “트럼피즘은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것이다. 그렇지만 부작용이 드러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면서 "경제가 앞으로 몇년동안은 계속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킹스턴 대학교의 경제학 교수인 스티브 킨은 트럼프의 첫 임기동안 미국 경제는 연 4% 수준으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트럼프 경제의 부작용이 드러날 때쯤이면 트럼프는 이미 재선된 뒤일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경제정책에는 이전 미국 대통령들의 부양책들을 총망라돼 있다. 1950년대 미국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확충했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의 정책, 로널드 레이건의 군비확충, 그리고 기업을 위한 큰 폭의 감세를 시행한 조지 W. 부시 등의 정책이 모두 들어있다.
가디언은 "간단히 말해서 트럼프노믹스는 재정적자를 걸고 하는 도박"이라고까지 평가하면서 세금 감면과 막대한 재정지출로 재정적자의 규모가 현재 GDP 3%에서 6%까지로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