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 삼성전자가 최근 수급이 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을 이끌 전망이다.
11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표준인 DDR3 3Gb(기가비트)의 11월 평균현물가격(ASP)은 2.6달러(약 3000원)로, 전월보다 약 6% 올랐다. D램 가격은 지난 7월부터 5개월째 강세를 이어오고 있다. PC D램 4GB(기가비이트) 모듈도 11월 평균계약가격이 18달러에 이르러 같은 기간 2.86% 상승했다.
메모리 수급 개선으로 PC D램 판가가 상승하고 있고, 중국 스마트폰은 반도체 탑재를 늘리고 있다. NAND도 3분기에 분기 최초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는 등 향후 실적 개선 요인은 뚜렷하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은 D램 및 NAND 가격 상승 지속에 따른 실적 확대로 내년 하반기부터 영업이익 분기 5조원 시대를 열 것"이라며 "갤럭시노트7 리콜 및 단종 영향으로 1000억원에 불과했던 IM 부문 영업이익이 정상화하면 내년도 영업이익도 35조5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고, 이 중 반도체 부문이 5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반도체 부문이 회사 성장을 견인할 동인인 셈이다.
특히 4분기 성수기에 접어드는 가전사업부와 양산을 앞둔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특화 제품도 힘을 보탤 전망이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난 53조9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라며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39.4%, 직전 분기 대비로는 64.4% 급증한 8조55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8조원대 중반의 4분기 영업이익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시현하면, 이재용 부회장의 지난 '최순실 국정논단 청문회' 참석 등을 통해 떨어진 직원들의 사기도 증진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사태로 휘청인 이후 곧이어 '최순실 게이트'라는 겹악재를 만나며, 내부 분위기가 악화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사기업에서 중요한 것은 어찌됐든 돈을 버는 것인 만큼, 반도체 업황이 좋아져 실적이 개선된다면 직원들 사기도 그만큼 증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들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최순실 사태와 실적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며 "그 두 개가 사업하고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만큼 연결짓는 것은 무리고, 비지니스는 비지니스쪽으로만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