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최근 호재가 계속되고 있다. 영국 국립보건서비스(NHS)의 발표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첫 번째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인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 미국제품명 인플렉트라)’는 출시 후 지속적으로 점유율이 상승해 지난 3분기 인플릭시맙 성분 처방량 중 절반을 넘어섰다. 앞서 출시된 노르웨이에서 처방량 점유율로 오리지널 의약품(특허의약품)을 제친 것과 동일한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또 바이오의약품의 최대 수요처인 미국 시장 판매를 맡은 화이자에서 지난 10월 연내 통관기준으로 약 2600억원 규모의 초모물량을 주문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판매가 기대되고 있는 것도 호재다.
미국 시장은 특히 △바이오시밀러에 우호적인 미국 보험사 △의약품 시장경쟁을 유도하는 트럼프 미국대통령 당선인 의료정책 △지난달 중순 미국 특허심판원의 오리지널 의약품 물질특허 무효 인정 △내년 중 바이오의약품 교체처방 임시 가이드라인 발표 예정 등 긍정적 요소가 깔려있다.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셀트리온이 내년에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한 8200억원 이상의 매출액과 35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증권가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제약바이오 기업 중 최고 수준인 4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며 “미국 판매가 진행되면 점유율 예상치를 전망하긴 이르나 실적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반해 지난해 수조원대 기술이전 계약으로 제약산업에 대한 사회적 재조명을 이끌었던 한미약품은 높은 신약개발 위험부담으로 인해 나타난 후유증으로 주춤거리고 있다.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의 8500억원대 기술이전 계약 해지에 이어 기업 윤리적 문제로 부각된 늑장 공시는 여전히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또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로 기술이전된 당뇨병 치료제 신약후보물질인 ‘에페글레나타이드’ 3상 임상시험은 내년 하반기로 연장됐고, 미국 제약사 얀센으로 기술이전된 당뇨비만 치료제 신약후보물질인 ‘HM12525A’ 1상 임상시험은 환자모집이 보류됐다.
특히 임상시험 연기와 보류가 한미약품 임상시약 생산일정 지연에 따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일각에서는 시약 생산능력이 확보돼야 신약 출시시점과 시장성이 결정되는 만큼 신약후보물질과 기술이전계약 가치가 재평가될 수도 있을 것으로도 보고 있다.
다만 지난 5년간 누적 신약 연구개발 비용이 1조원 수준에 이르는 등 긍정적 요소도 확인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약개발은 상당한 기간과 위험을 요구한다. 지난해 신약개발로 한미약품에 과한 평가가 쏟아진 것이지, 한미약품의 신약개발 성과는 여전히 주목할 대상”이라며 “다만 한미약품이 수조원대 신약개발 성과가 안정화되기까진 시간이 필요하고, 내년 임상 재개 등 당분간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의 수출실적으로만 보면 국내 바이오산업이 제약산업 성과를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두 산업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는 셀트리온과 한미약품의 행보에 따라 앞으로 두 산업 간 구조도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