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양창수 토니모리 사장 "中 넘어 중동·유럽까지…가성비 높은 'K뷰티'로 영토확장"

2016-12-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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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브랜드숍 토니모리 설립 10주년

과일·동물 모양 본뜬 패키지로 차별화

한국 첫 佛 유명편집숍 세포라 입점계약

수출국 '니즈' 분석…현지화 노력 결실

中 위생허가 550개 제품 보유 경쟁력

[사진=토니모리 제공]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화장품 브랜드숍(단일 브랜드 매장) '토니모리'가 올해로 설립 10년을 맞았다. 토니모리는 '멋진'이라는 뜻을 가진 영어 토니(Tony)와 '담는다'라는 일본어 모리(もり·Moly)'를 합친 말로 '아름다움을 담는 곳'을 모토로 2006년 8월에 탄생했다.

토니모리는 지난 10년간 국내 대표 브랜드숍으로 성장했다. 특히 과일·동물 모양을 본뜬 독특한 화장품 용기(패키지)로 중국은 물론 중동, 러시아 등의 해외 소비자까지 사로잡았다. 토니모리가 진출한 국가는 49개국에 달한다. 이를 발판으로 작년 7월에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도 입성했다.
양창수 토니모리 사장(52·사진)은 '차별화'가 성공의 핵심이었다고 말했다. 양 사장은 "2006년에는 브랜드숍 시장이 호황기로 여러 브랜드가 생겨나고,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었다"며 "수많은 브랜드 가운데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려면 차별화된 것이 필요했다. 그때 주목한 것이 패키지였다"고 전했다.

토니모리 모기업은 화장품 용기 업체인 태성산업이다. 이미 화장품 패키지 디자인 노하우가 있었던 것. 태성산업을 이끌고 있던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은 '좋은 용기 안에 좋은 내용물을 담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인다면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배 회장의 판단은 적중했다. 토마톡스 매직 마사지팩·피치 핸드크림 등 당시 화장품 브랜드숍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개성있는 패키지와 가성비 높은 제품은 입소문을 타며 인기 상품이 됐다. 백젤 아이라이너·겟잇틴트·투엑스 퍼스트 에센스·블랙티 세럼 등 히트 상품이 연이어 나왔다.

실적도 동반 상승했다. 2013년 1699억원이던 매출은 2014년 2051억원, 지난해엔 2199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1763억원에 달한다.

토니모리의 행보에 '세포라'가 주목했다. 세포라는 프랑스 명품업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이 운영하는 대형 화장품 편집숍이다. 세포라는 입점 기준이 까다로워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조차 진입 문턱이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토니모리는 지난 5월 '세포라'의 유럽 14개국 825개 지점에 동시 입점했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 최초의 유럽 세포라 전지점 입점이다.

양 사장은 "유럽 세포라에서 연일 매진 사례를 빚고 있다. 초도물량은 3주 만에 모두 소진되기도 했다"며 "아시아 브랜드가 입점 초기부터 이렇게 높은 인기를 얻는 것은 유럽 세포라 내에서도 굉장히 드문 사례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유럽에서 인기 높은 제품은 팬더의 꿈 쏘 쿨 아이스틱·매직푸드 바나나·순수에코 대나무 수딩젤 등이다. 개성있는 패키지가 유럽 여성에게도 통한 것이다.

이런 성공의 바탕에는 치밀한 사전 준비가 있었다. 토니모리는 수출 예정 국가에서 최소 1~2년간 현지조사를 벌인다. 이를 통해 각국에 적합한 유통 방식을 찾아낸다.

양 사장은 "수출 지역인 미주·아시아·유럽·중동은 각기 다른 문화를 가진 곳들로, 진출에 앞서 국가별 문화와 시장 상황을 이해하고 현지 소비자의 니즈(요구)를 반영해 현지화하는 부분에 가장 많이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제품을 밤새 연구하고 고민해 각국에 최적화된 제품을 출시하는 방법으로 진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동 핵심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이런 과정을 통해 입성에 성공했다. 토니모니의 현지 매장은 4개에 이른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엄격한 규제로 우리나라 브랜드들이 입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로 꼽힌다.

러시아에서는 화장품 편집숍과 단독 매장 방식을 동시에 채택하고 있다. 토니모리는 현지 '일레드보떼' 전 매장에 입점해 있다. 일레드보떼는 세포라에서 운영하는 화장품 편집숍이다. 러시아 화장품 시장의 65%를 차지한 6대 유통망 가운데 한 곳이다. 또 11월 기준으로 35개의 단독 매장을 운영 중이다.

최근 토니모리가 관심을 쏟고 있는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화장품 대국이다. 영국의 시장조사회사인 유로모니터 자료를 보면 2015년 기준 중국의 화장품 시장 규모는 52조원에 달한다. 특히 올해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국가로 올라설 전망이다.

토니모리는 국내 경쟁 업체를 압도하는 위생허가 품목을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중국에서 화장품을 판매하려면 중국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 위생허가가 필요하다. CFDA 위생허가는 심사 기준이 엄격하고 까다로워 취득까지 평균 1년 이상 소요된다.

양 사장은 "우리는 550개에 달하는 위생허가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변화 폭이 큰 중국 시장에서 안정적인 진출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며 "올 연말 회사 베스트셀러인 '투엑스 퍼스트 에센스'를 중국에 출시하고, 적극적인 현지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엑스 퍼스트 에센스는 세안 첫 단계에 바르는 부스트 에센스로, 이 회사 대표 제품이다. 다음 단계의 보습 효과를 2배 높여주고, 피부톤 개선 효과가 높아 산뜻하고 촉촉한 스킨케어 제품을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얻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화장품 위탁생산 업체도 현지에 세웠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전문 업체인 메가코스화장품 유한공사(이하 토니모리 메가코스)가 토니모리의 중국 자회사다.

토니모리 메가코스 지난 5월부터 중국 저장성 핑후(平湖)시에 화장품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23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5만9500m²(1만8000평) 부지에 세워지는 이 공장은 제품 기획·개발, 내용물과 용기 생산, 내용물 충진, 포장, 유통까지 화장품 개발부터 생산까지를 원스톱으로 처리한다. 내년 상반기엔 공장 건설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면 연간 5억개 화장품을 생산할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중국 업체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이미 중국 현지 업체 등 8개 회사와 화장품 공급 계약을 맺었다. 품목별로는 기초화장품 112종과 색조화장품 49종 등 총 161종에 대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단독 매장 확대도 함께 추진한다. 올 2월 문을 연 상하이 플래그십을 시작으로 매장을 계속해서 늘려나갈 방침이다. 유통망 확대를 위해 화장품 편집숍 등의 매장에 자사 매장을 만드는 숍인숍, 온라인몰 입점 등도 고민하고 있다.

양 사장은 "중국에선 현지 소비자의 니즈와 토니모리만의 기술력·생산력을 결합한 화장품을 발 빠르게 출시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 상승은 물론 한국 화장품의 기술과 우수성을 전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화장품 후발주자인 토니모리는 짧은 기간 급성장한 기업으로 꼽힌다. 그러나 양 사장은 그간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사장은 "토니모리는 항상 남과 다른 새로움과 아이디어, 제품력을 통해 성장을 지속해 온 기업"이라고 설명하며 "앞으로도 외부 상황에 굴하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과 기업구조의 안정성 실현에 최선을 다하고, 동시에 고객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고 토니모리만의 새로운 문화 창출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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