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언론인 환구시보가 21일자에 게재한 "중국이 미국을 대신해 '세계 지도자'라는 감투를 쓸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서다.
사설은 최근 서방언론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파리기후협약 파기 가능성이 커지자 미국이 세계 리더십을 포기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어쩌면 홧김에 하는 말인지 몰라도 '새로운 슈퍼국가' 중국이 미국을 대신해 세계를 주도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설은 트럼프가 미국 경제 재건에 더 많은 에너지와 자원을 집중하겠지만 미국은 이미 철저히 '글로벌화' 됐다 미국이 전통적 의미의 '고립주의' 노선을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사설은 "미국은 지난 수년간 모든 면에서 최고를 추구했으나 국력이 충분하지 않았다"면서 "이제 트럼프가 불필요한 분야에서는 발을 빼는 방식으로 미국의 리더십을 새롭게 조정할 계획을 짜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사설은 "중국의 국력은 미국과 비교적 커다란 격차가 존재하고, 중국은 전 세계를 주도할 능력이 없다"며 "중국은 물론 전 세계가 이에 대한 심리적 준비가 안돼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미국을 대신해 세계를 주도한다는 것은 불가사의하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사설은 "미국이 파리기후협약을 철회할 경우 중국이 이행하더라도 미국 때문에 발생한 손실을 메울 수 없고, 미국이 보호무역을 택할 경우 혼란스런 결과는 중국의 통제 밖이며, 미국이 중동문제에서 발을 뺀다고 중국이 공백을 메울 능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사설은 "물론 중국의 국력이 빠르게 강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세계 권력구도도 이에 따라 서서히 변하고 있다"며 "중국이 점진적으로 글로벌 거버넌스에 참여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불가피한 것으로 과장할 필요도, 회피할 수도, 억제할 수도 없다는 것.
결국 사설은 앞으로 글로벌 거버넌스에서 미·중 양국에겐 협력의 길밖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리더십을 대체할 수 없고, 중국이 굴기하고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은 불가피한 것이라며 이 중대한 관계를 잘 처리하는 것만이 미·중 양국과 각 대국, 그리고 전 세계가 함께 윈윈하는 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