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의 대표적인 여성기업인인 둥밍주(董明珠) 거리(格力, Gree)전기 회장의 자동차산업 진출 비전이 끝내 물거품이 됐다.
이어 둥 회장은 5월 주주총회에서 “주하이인룽 인수는 자동차가 목적이 아니라 리튬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 기술 획득을 위해서”라고 밝혀 인수의지를 재차 표명했다.
하지만 지난 8월 선전(深圳)증권거래소는 거리전기의 자금조달계획 등을 검토했고, 거리전기의 재무상태상 자금조달규모가 97억위안을 초과해서는 안된다는 권고안을 내놓았다. 이후 중소주주들의 반발이 이어지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주하이인룽의 인수를 승인했던 주주총회는 이로 인해 자금조달계획은 승인하지 않았다. 반대의 이유는 거리전기의 실적악화로 인한 자금조달능력의 한계 때문이었다. 끊임없는 반대에도 불구하고 둥회장은 주하이인룽 인수계획을 포기하지 않았다.
거리그룹은 주하이(珠海)시 소속 국유기업이다. 입장차이로 인해 주하이시 국유자산관리위원회와 둥 회장간의 갈등이 불거졌고, 주하이시 국자위는 지난달 18일 통지를 통해 둥 회장의 거리그룹회장직을 면직했다. 다만 그룹내 주력사인 거리전기 회장직은 유지됐다. 그리고 주하이인룽은 지난 16일 주주총회를 개최해 거리전자의 합병안을 부결시켰다. 주하이인룽이 합병의사를 철회한 셈이다. 이로써 둥 회장의 자동차산업 진출시도는 무산되고 말았다.
한편 지난해 거리전기의 매출은 977억45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29.04% 급감했고 순익은 125억3200만 위안으로 11.46%가 줄었다. 1990년 거리전기의 사업매니저로 근무를 시작한 둥 회장은 부총경리, 부회장 등을 거쳐 2007년 거리전기 회장에 올랐다. 2012년 5월에는 거리그룹의 회장까지 거머쥐며 중국을 대표하는 여성기업인으로 각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