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인수위와 새 정부 내각의 인사를 두고 권력 암투가 벌어지고 있다는 현지 언론들의 보도에 반박했다. 그는 선거 캠프 주요 인사들의 갑작스러운 퇴출과 하차에도 인수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이 이끌고 있는 인수위가 분열을 겪고 있다는 보도가 쏟아져 나온 가운데 트럼프는 현지시간 16일 트위터를 통해 “모든 일이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인수위 갈등으로 인해 외국 지도자들과의 만남이 어렵다는 비판에는 “나는 외국 지도자들로부터 수많은 전화를 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트럼프의 맏사위 재러스 쿠슈너가 크리스티의 퇴출에 쿠슈너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고 CNN 등 현지 매체들은 보도했다. 쿠슈너가 아버지 찰스 쿠슈너의 탈세 사건을 담당했던 연방 검사인 크리스티와 오랫동안 좋지 않은 관계였기 때문에 크리스티에 정치적 보복을 했다는 것이다. 지난 9월 트럼프가 부통령 후보로 크리스티 주지사를 고려했을 때에도 쿠슈너가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인수위에서 깜짝 하차한 마이크 로저스 전 하원의원은 16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뉴욕 대선캠프 팀과 관련한 혼란이 있다"며 "크티스티 측 인사 5명 이상이 퇴출 압벽을 받고 있다”고 말해 인수위 갈등을 확인시켰다.
또한 지난 13일 트럼프가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인 레인스 프리버스를 비서실장으로 임명하고 이어 극우 성향의 브레이트바트 뉴스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배넌을 수석 전략가 겸 고문으로 임명하면서 이 둘 사이에 권력 경쟁 구도를 만든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프리버스는 전형적인 공화당 주류인데 반해 배넌은 극우 포퓰리즘 성향이기 때문에 내부적인 노선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뿐 아니라 트럼프가 대통령 일일브리핑을 함께 듣게 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전적으로 신뢰하는 쿠슈너가 인수위 전반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도 내부 권력 투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버몬트 대학의 존 버크 교수는 이런 문제가 이례적인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정권 인수 과정에서는 늘 혼란과 갈등, 암투가 있었다. 1992년 빌 클린턴의 정권 인수 당시에는 이보다 훨씬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한편 부통령 당선인이자 인수위 위원장인 마이크 펜스는 아내와 함께 16일 조 바이든 현 부통령 부부를 만났다. 펜스는 트럼프와 자신이 꾸릴 미국 정부는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역시 “그 어떤 정부도 첫날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우리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