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간 감정 싸움으로 비화된 'KTX 세종역'

2016-11-17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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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민들 "사전 타당성조사 결과도 안 나왔는데 왜 이러나?"

아주경제 김기완 기자 = 사전 타당성조사가 진행중인 KTX 세종역 신설을 둘러싸고 설치 반대에 대한 충북지역 여론이 확산되면서 감정 싸움으로 비화되고 있다. 조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양 지역간 여론 전면전 조짐이 일고 있는 것이다. [관련기사, 10월 12일, 13일, 14일, 16일, 17일, 18일, 23일, 24일, 11월 7일, 11일 보도]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등 어수선한 시국에 KTX 세종역을 놓고 정치적 파워게임에서 지역민들 간 여론전인 즉, 머릿싸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이시종 충북지사가 MRO사업 무산과 SOC 예산 확보 저조 등 잇따른 사업추진 실패로 KTX 세종역 신설 저지로 화두를 돌려 물타기 정치공학을 피는것이 아니냐"는 추론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이춘희 세종시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세종시민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세종역을 만드는 것이지, 충북도민의 이익을 침해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입장을 표명했다.

이 시장이 "정부의 타당성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지만 결과에 따르는 것이 바람직 하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역 간 소모적 논쟁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밝히면서 충북지역 움직임이 눈에띄게 달라졌다. 정부의 조사결과를 지켜보자는 이 시장의 발언에 발끈한 것으로 풀이된다.

"KTX 세종역 신설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낸 이 시장의 발언이 충북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기 때문이다. 결국 지역간 여론 전면전 국면이 전개될 태세다.

◈ 충북지역 정치권·시민사회 주도, 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지역개발회, 바르게살기, 새마을회, 여성단체협의회 등 70여개 민간사회단체가 모여 16일 충북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 KTX 세종역 신설 사전 타당성조사 용역 철회를 요구하며, 백지화 될 때까지 결사반대운동을 진행키로 결의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충북도의회 부의장과 청주시의회 의원,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 원내대표, 국민의당 충북도당위원장,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주축이돼 KTX 세종역 신설 백지화를 위한 그간의 경과 보고와 연대사가 이어졌다.

이들은 "KTX 세종역 신설의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의 즉각 철회와 세종역 신설 전면 백지화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오송역의 위상과 충북도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충북도민의 지지와 동참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결의문을 낭독했다.

이어 "KTX 세종역 신설 결사반대, 국토교통부는 각성하라, KTX 세종역 사전타당성 용역 즉각 철회하라"며 구호 제창과 만세삼창을 외치는 등 KTX 세종역 신설 백지화를 위한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비대위 한 관계자는 "앞으로 충북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을 중심으로 저지운동을 벌여 KTX 세종역 신설을 반드시 백지화 시킬 것"이라며 "전 충북도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 그리고 자랑스러운 충북인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 줄 것을 호소한다"고 전했다.

충북 지역민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일부 세종시민들은 "남의 지역에 역이 생기던지 말던지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다"며 황당하다는 모습이다. 역 하나 만드는 것을 놓고 충북 정치인들이 지역민을 선동하면서까지 다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시민 A씨는 "애당초 안 될거 같았으면 타당성 조사도 들어가지 않았을텐데, 가능성이 있기에 정부가 조사를 진행중인 것 아니냐"며 세종역 신설 확신을 속단하면서 "합의점을 찾기 보단 전투적인 자세를 취하는 충북의 태도에 황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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