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을 합친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 8일까지 6조4037억원에서 미 대선 이후인 9일부터 전날까지 9조8156억원으로 53% 이상 증가했다.
코스피만 보면 거래대금이 1일과 2일 4조4600억원과 4조4000억원으로 겨우 4조원을 넘겼었다. 더구나 3일(3조7800억원)과 4일(3조1100억원), 7일(3조1300억원), 8일(3조2400억원)에는 3조원대까지 줄었다.
반면 트럼프 당선 소식이 알려진 9일부터 거래대금이 늘기 시작했다. 9일과 10일 거래대금은 각각 7조4300억원과 7조100억원으로 이틀 연속 7조원 넘게 거래됐다.
코스닥 역시 마찬가지다. 7일과 8일 각각 2조5000억원대를 기록했던 거래대금은 9일 5조78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 뒤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식 거래가 늘었고, 덕분에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도 늘었다"며 "증권업 종사자들 사이에서 요즘만 같으라는 말도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실제 3분기 증권업계 실적이 저조한 것도 수수료 수익이 적었던 탓이 크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 거래대금 감소로 수수료 손익이 감소해 3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거래대금 증가는 일시적 현상일 것이란 의견도 많다. 한 증권사의 임원은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이를 이용하려는 투자자들이 증가하고, 거래대금도 늘어나게 된다"며 "그러나 이런 거래대금 증가 현상은 일시적일 수 있으므로, 투자자들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돼 박스권 증시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고, 거래대금도 다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