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량에 들어가는 전기·전자·IT 장치 등 전장사업 분야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 성장성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두 회사가 신상장 동력으로 택한 전장사업에 거는 시장의 기대가 크다.
◆삼성전자, 전장업계 메이저 플레이어 됐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장사업의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본격적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미국의 자동차 전장 전문기업 하만(Harman)을 9조원대에 인수키로 결정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 전장사업팀을 신설해 첫 발을 내딛은지 1년도 채 안돼 내놓은 성과다.
다만 삼성전자는 완성차 시장에는 손 대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손영 삼성전자 전략 담당 최고책임자(사장)는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하만과 공동으로 투자설명회를 열고 “완성차 제조에는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며 “차의 '커넥티비티(연결성)를 극대화하는 솔루션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를 두고 미래의 먹거리를 확보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세철 NH투자증권 테크팀장은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로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단숨에 시장 1위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확대도 상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제조 역량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등의 기술이 결합하고 갤럭시 스마트폰과의 연동 서비스가 접목되면 상당한 수준의 시너지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외신들도 호평일색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스마트폰 제조업체였던 삼성이 자동차 기술 분야의 메이저 플레이어가 됐다"고 평가했고, 포브스는 "점점 둔화되는 스마트폰 시장과는 달리 하만의 사업영역은 향후 10여 년 동안 상당한 성장이 예상돼 삼성 입장에서도 이익"이라고 짚었다.
◆LG전자의 변신...전장사업으로 무게중심 옮긴다
전장부품 사업에 일찌감치 발을 딛은 LG전자 역시 올해 전사적으로 역량을 모으고 있다.
LG전자는 전장사업에 총 4000억원을 투자하는 동시에 인천 청라지구의 연구ㆍ생산기지인 인천 캠퍼스를 자동차 전장부품 전용 생산기지로 육성하고 있다.
또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강화를 위해 구글과 협력하고 있고 메르세데스 벤츠와 '자동차의 눈'인 스테레오 카메라 시스템을 공동개발 중이다.
최근에는 도요타와 차량용 텔레매틱스 부품 납품 계약도 맺었다. 텔레매틱스는 차에 탑재된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말한다.
차 안에서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은 물론 교통·생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또 차량 원격 진단이나 차량 간 통신도 가능해 스마트카의 핵심 장비로 분류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LG전자는 세계 텔레매틱스 시장에서 2014년(30.3%), 2015년(29.9%) 연이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LG전자는 VC 인력도 대거 충원하고 있다. LG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VC사업본부 인력은 3개월 새 547명 늘어난 433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3년 7월 신설된 후 처음으로 4000명을 돌파한 것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율주행차, 커넥티드 카 등 스마트카용 전장 시장 규모는 지난해 542억 달러(약 63조5000억 원)에서 2025년 1864억 달러(218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