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완상 전 부총리 “박대통령 국민 요구 따라 물러나야”

2016-11-1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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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퇴진 결단 촉구

한완상 전 부총리 [연합뉴스]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가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14일 한 전 부총리는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박대통령이 4년간 국민들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아니었던 가운데 고집스럽고 오기 부리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100만명 이상의 사람이 물러가라고 하고 있는데 가장 모범적이고 우아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퇴진을 해야 실패를 조금이라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부총리는 “국민은 물이고 대통령은 작은 배의 선장일 뿐”이라며 “물의 요구에 배가 순응할 수밖에 없고 안 그러면 배가 부서지거나 파선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12일의 집회에 대해서는 “지난 9년간 민주주의가 많이 후퇴했는데도 시민들의 시위와 행진을 보니 굉장히 성숙한 민주시민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밤에 100만명 이상이 모이면 사고나기 쉬운데도 성숙성은 세계에서 제일 앞서간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 전 부총리는 국정농단 사태가 일어난 원인에 대해서는 “이 정부에 껍데기 시스템만 있지 내용이 없었다”며 “대통령과 각료들 간에 끊임없이 열린 대화를 하고 소통을 해야 하는데 이 정부에서는 정무수석까지 대통령과 독대를 못했다고 하니 거꾸로 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전 부총리는 “조선시대에도 대신들이 왕에게 잘못된 점은 건의를 했는데 민주주의 공화국 체제에서 이 정부는 각료들이 대통령 눈도 제대로 못 쳐다보고 불통과 군림만 있었다”며 “‘통일대박’이라는 말도 놀음꾼들이나 하는 험한 이야기로 최순실이 시켜서 한 얘기인듯 한데 고약한 종교 혼합주의 사기꾼의 주술 밑에서 이뤄진 천박한 시스템에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박근혜씨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국민들이 할 수 없었던 것은 최태민이라고 하는 종교혼합주의적인 사기꾼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다가 정계에 나와 공주 같은 이미지를 드러내면서 육영수 여사의 품위를 이어받았으리라는 국민들의 가정과 부모를 일찍 여읜데 대한 동정 등 표피적인 모습에 홀린 면이 있다”며 “아버지의 명예회복을 하려했지만 오히려 잘못을 증폭시켜버리고 만 셈이 됐다”고도 했다.

한 전 부총리는 “이번에 국민들이 받은 상처 치유에는 정치인들이 앞장서야 하는데 별 관심이 없고 대권 놓고 경쟁만 하는 것처럼 보인다”라며 “정치인들이 정신을 차려야 할텐데 국민들의 성숙성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전 부총리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으려면 새누리당 같이 지역에 기초해 권위주의나 색깔론에 의존하는 정당이 없어야 하고 야당은 국민의 아픔을 직시하는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며 “이번 사건은 운동권 출신이나 정치인들이 잘 싸워 된 게 아니고 언론의 폭로로 드러났는데 운동권이 자기들 공이라고 내세울 게 없고 야당 지도자도 겸손하게 국민 앞에 부끄러워 하면서 새로운 민주주의를 다시 시작할 결심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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