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과거 본인이 강조했던 '핵무장 용인론'을 부정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는 1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뉴욕타임스(NYT)가 '트럼프는 더 많은 나라가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며 "이들은 부정직한 사람들이다. 나는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그동안 '안보무임승차론'을 거듭 강조하면서 한국·일본 등 동맹국들의 방위비 분담금을 100%까지 늘리겠다고 강조해왔다. 언론 인터뷰나 공식석상에서의 발언을 통해 강경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3월 NYT와의 인터뷰에서는 한·일 핵무장 허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특정 시점이 되면 논의해야 할 문제"라면서 "미국이 지금과 같은 약한 모습을 보일 경우 한국과 일본은 핵무장을 하려고 할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위스콘신 주 밀워키에서 진행된 CNN 주최 타운홀 미팅에서도 "북한과 파키스탄, 중국도 이미 핵무기를 갖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이 북한에 맞서 자신들을 스스로 보호할 수 있다면 미국의 형편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하면서 핵무장 용인을 검토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런 입장은 미국이 수십 년간 유지해온 핵 비확산 정책과 충돌하는 것이어서 민주당은 물론 소속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이 일었다.
논란이 일자 제프 세션스(앨라배마) 상원의원은 당시 "이 발언은 '우리 핵우산에 참여하길 원치 않을 경우 독자적인 핵무기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트럼프가 핵무장을 지지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전당대회 이후 공화당 정강에서도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 한·일 핵무장 용인 검토, 미군 철수 등과 같은 극단적인 공약을 삭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