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라디오 시대②] 라디오 부스에서, '파워FM' DJ 김영철

2016-11-11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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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영철이 서울 양천구 목동SBS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편집자주] 즐기고 볼 것들이 넘쳐나는 지금, 라디오의 위기를 논하는 것은 이미 너무 새삼스러운 일입니다. 영국 밴드 더 버글스가 '비디오 킬드 더 라디오 스타(Video killed the radio star)'라고 외친 것이 이미 1980년이니까요. 하지만 끊임없는 위기론에도 라디오는 끊기는 법이 없었습니다.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미디어를 통해 당신과 거리를 좁히고 보이는 라디오, 팟캐스트와 같은 주문형 방송으로 다각적 접근을 이끌어 내면서 라디오는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도 라디오 시대!"라고 외치는 이유입니다. 뒤숭숭한 시국에 절망했나요? 고단한 삶에 지쳤나요? "지금 라디오를 켜 봐요. 이 세상 모든 아름다운 노래가 그대를 향해 울리"니까요(신승훈의 노래 '라디오를 켜 봐요').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최화정 누나! 보고 있어요? 저도 프라임타임에 입성했다고요!”
2011년부터 새벽 6~7시에 SBS 파워FM ‘펀펀투데이’로 청취자와 만났던 개그맨 김영철이 지난달 24일부터 같은 채널에서 아침 7~9시에 방송하는 ‘파워FM’을 맡게 됐다.

‘파워FM’의 가장 큰 임무는 출근길의 청취자에게 그날 이슈를 전하는 것이다. 김영철의 특기인 영어 코너도 계속된다. 청취자에게 좀 더 알찬 정보를 전하려는 김영철의 아침 일정은 빼곡하다. 종이 신문 정기 구독도 신청했단다.

“아침 5시 30분에 눈을 떠서 스튜디오에 도착하면 6시 18분쯤이에요. 그때부터 40분까지 전화 영어 수업을 듣죠. 영어도 하고 입도 풀고요. 수업이 끝난 뒤에는 종이 신문 헤드라인을 쫘르륵 확인하고. 오프닝을 체크하죠. 그러고 나면 딱 생방송 시작할 시간이에요.”
 

방송인 김영철이 서울 양천구 목동SBS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요즘 JTBC ‘뉴스룸’ 본방송 사수를 위해 저녁 약속도 안 잡는다”는 김영철은 사건 현장에 직접 가보기도 한다. 현장의 분위기를 직접 느껴야 청취자에게 더 생생하게 사건을 전달할 수 있어서다.

“최순실 씨가 검찰에 출석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저도 현장을 갔어요. 현장에 다녀온 다음 날 관련 사건을 전하면서 제가 자연스럽게 ‘두 손으로 태양(진실)을 가릴 수는 없는 거겠죠’라고 코멘트를 하더라고요. 저도 놀랐죠. 대본에도 없고,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말도 아니었으니까요. 현장에서 느낀 것들이 자연스럽게 방송에 방영되는 거죠.”

눈을 뒤집어 까고 “사랑이 야속해”라고 부르짖던 개그맨 김영철이 뉴스를 전달한다니, 이질감은 기우였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자신의 본문을 잊지 않은 덕이다. “전달해야 할 정보가 너무 많아 내 개인기나 사담을 할 시간도 없다”며 “평소에 날 싫어하던 분도 한번만 들어봐 달라. 생각이 달라지실 것”이라고 확신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방송 첫날 문자가 4000개를 돌파했다. 제작진은 “김영철이 DJ가 되기 전과 비교하면 몇 배 이상 오른 수치”라고 귀띔했다.

“아침 프로그램은 아무래도 출근하실 때 많이 들으시잖아요. 출근 시간이 안 맞으면 못 들으시니까. ‘펀펀투데이’ 청취자들이 ‘7시 타임으로 가는 게 영철 씨한테는 좋은 거죠? 축하해요. 근데 저는 이제 영철 씨 방송을 못 듣게 됐네요. 아침에 큰 힘이 됐는데’하시더라고요.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현재 진행하고 있는 ‘파워FM’ 이야기를 하면서 날아다녔던 김영철은 ‘펀펀투데이’ 이야기를 하면서는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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