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CJ 관계자에 따르면 CJ E&M tvN 혼술남녀 제작PD인 이 모씨는 지난달 26일 새벽 4시경 강남의 한 호텔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경찰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 PD는 올해 1월 CJ E&M tvN 제작PD로 입사해 혼술남녀 조연출로 활동했다. 역량있는 PD로 기대를 모았던 그는 서울대학교 사회대 연대사업국장 및 반학생회장연석회의 집행위원장 등을 맡았으며, 군 시절에는 공군참모총장표창까지 받는 등 주위 사람들로부터 재원이라는 평가가 높았다. 특히 글쓰기에도 소질이 많아 학부시절 웹진 '자하연잠수함'을 만들고 주도적으로 활동했으며, 방송문화진흥회 주최의 시민 비평상 가작에도 당선된 바 있다. CJ E&M tvN 제작PD 입사 직전에는 대학신문 대학문학상 영화평론 부문 가작에도 당선됐다.
그럼에도 이 PD가 입사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돌연 사망하면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일부 지인들은 "이 PD가 CJ측으로부터 과거 이력 등으로 억울한 대우를 당해 괴로워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유가족들은 CJ E&M tvN의 관계자들을 만나 이PD의 명예 회복을 요구했고, 참여연대와 청년유니온, 한빛 친구, 민변 변호사, 국회의원 2명 등이 결합한 진상조사팀이 꾸려져서 회사에 진상조사에 협조를 요구한 상태다.
관련 업계는 이 PD의 사망소식에 CJ가(家)의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일(현지시간)에는 이재현 회장의 며느리 이래나씨가 미국 자택에서 돌연 숨진채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 씨의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지만 이 회장의 장남 이선호씨와 결혼한 지 불과 7개월만의 일이라는 점에서 큰 충격을 줬다. 여기에 이 회장 본인과 누나 이미경 부회장마저 샤리코 마리 투스(CMT)라는 희귀병으로 장기간 투병중인 상황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최근에는 비선실세로 불리는 최순실 게이트 의혹에 휘말린데다가 현 정권에 미운털이 박혀 불이익을 당한 정황들도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이 경기 고양시에 조성하는 1조4000억원 규모 'K-컬처밸리' 사업권을 따내는 과정에서 최 씨로부터의 특혜를 받았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이 부회장의 퇴진을 종용하고 견제한 정황이 드러났으며, 이 회장·부회장 남매의 외삼촌인 손경식 회장은 2013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을 내려 놓으라는 압력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CJ가 현 정권에 찍힌 최대 피해 기업이라는 동정론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잇단 불행으로 그룹의 경영공백은 물론, 전체 직원들의 사기 저하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