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K스포츠재단, 정부 생활체육사업까지 접수하려 했나

2016-11-10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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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욱 의원, "재단, K-스포츠클럽 운영 위해 대한체육회, 지자체 등 방문"

롯데 압수수색 전 기부금 70억 반환 위해 이사회 개최…검찰 수사 정황 미리 알고 있었나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K스포츠재단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수사관들이 사무실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9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비선 실세' 최순실(60)씨가 설립과 운영을 주도하며 기업들로부터 수백억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거둬들인 K스포츠재단이 정부의 생활체육 사업에도 손을 대려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분당을)은 10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출한 K스포츠재단의 '2016년 입출금 내역'을 분석한 결과 정부의 생활체육 사업인 'K-스포츠클럽'을 차지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서를 체결하고 현장실사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입출금 내역에 따르면 재단 직원들은 K-스포츠클럽 운영을 위해 대한체육회, 남양주시청, 당진, 고창 등지를 방문했고, 남양주시와는 협약에 이어 최근 현장 실사까지 마쳤다. 

문체부와 대한체육회(시도 및 시군구생활체육회)는 올해 정부예산 130억원으로 전국에 K-스포츠클럽 30개소를 육성할 예정이었으며, 이를 2020년까지 228개로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김 의원은 "정부에서 추진하는 생활체육 사업까지 K-스포츠재단이 직접 운영하려 한 명백한 증거가 나왔다"며 국가 예산을 사적 이익으로 편취하기 위해 이래도 되는 것인지 자괴감이 들 정도다"고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한편 K스포츠재단은 자신들이 롯데그룹에 요구해 받은 지원금 70억원을 지난 6월 검찰의 롯데그룹 압수수색 전 돌려주기 위해 이사회까지 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사회 소집은 보통 1주일 전 통보되는 점을 감안하면, K스포츠재단이 롯데 압수수색 사실을 최소 열흘 전 인지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김 의원이 이날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공개한 K스포츠재단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이들은 검찰이 압수수색을 실시하기 열흘 전인 5월31일 이사회 소집을 결정했고, 6월7일 이사회를 열어 롯데측에 기부금을 반환할 것과 이를 위해 65억원 규모의 정기예금을 해약할 것 등을 결정했다. 그 이후 재단은 6월9일 롯데에 기부금을 반환했고, 이튿날 검찰은 롯데그룹을 압수수색했다. 

이사회는 끼워맞추기식으로 진행됐다. 최순실씨의 단골 마사지센터 원장 출신인 정동춘 이사장이 '하남거점 체육시설 건립 방안 수정'과 관련해 기부금 수령 내역과 사업추진 현황을 설명하자, 이사진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우리가 노력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만큼 이 건을 목적으로 들어온 기부금을 다른 용도로 전용해선 안된다"(주종미)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좋은 뜻으로 기부한 기업을 위해 기부금은 정해진 용도로만 사용해야 된다"(정현식) 등으로 맞장구쳤다. 

이사진들의 동조 발언에 정 이사장은 이내 반환결정을 내렸고 회의는 그대로 끝이 났다.  

하남거점 체육시설 부지가 정작 K스포츠재단의 땅이 아닌 데다, 이미 115억원(미르재단 출연금 포함)의 돈을 받아 낸 롯데에 '어려운 경영환경' 운운하며 갑자기 돈을 돌려준다는 것이 쉽게 납득되지 않는 대목이다.    

김 의원은 "전광석화처럼 임시 이사회가 개최됐고 70억원을 일사분란하게 반납한 것은 청와대가 재단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었고 검찰의 각종 수사정보가 실시간으로 재단에 중계됐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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