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확정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CNBC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체제에 대한 경계감이 상승하면서 시장의 예상을 깨고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 조치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2월 13~14일 양일간 열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이 미국 국채선물 가격 동향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12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도 대선 전에는 80% 이상으로 나왔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으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연준이 금리 인상 계획을 보류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특히 보호주의 기반의 트럼프 공약이 현실화되면 신흥시장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경제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도 금리 인상 보류 전망의 배경으로 꼽힌다. 글로벌 경제가 둔화하면 미국 경제 회복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조기 사임설도 시장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트럼프가 그동안 연준과 옐런 의장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거듭 표출했던 데 따른 것이다. 옐런 의장의 임기는 2018년 2월까지다.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는 임기 첫 18개월 안에 FOMC 구성인원 5인을 새로 임명할 가능성이 높다.
옐런 의장이 임기를 채운다고 해도 트럼프 정부와 사사건건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주요 의제가 나올 때마다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는 그동안 통화정책과 관련, 정부 통제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공화당이 대체로 장기적인 완화적 통화정책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인 것도 마찰 요소로 꼽힌다.
다만 FOMC 개최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예상대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당선 확정 당시 급락하던 글로벌 증시가 하루 만에 반등하는 등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마크 햄릭 뱅크레이트닷컴 수석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12월에 금리인상을 할 가능성이 적어 보이지만 연준은 금리 인상이나 정상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보듯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