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의 대선 승리로 미중 관계에도 적지 않은 파급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내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가 중국에 경제적으로 불리한 측면이 있지만 정치·외교적으로는 유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분위기다.
중국은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을 배제하는 것으로 비쳐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고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정책을 수정하기로 한데 대해서는 내심 좋아하는 눈치다. 미·중 갈등을 빚고 있는 아태 지역에서 미국의 입지가 줄어들수록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야오윈주(姚雲竹) 전 중국군사과학원 중미국방중심 주임은 "트럼프가 역대 정부와 달리 동맹국과의 관계를 중요시하지 않는다면 아태 지역 안보 구도에 커다란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러한 과정에서 권력과 파워의 공백이 생기고, 각국은 이에 맞춰 대외정책을 수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리하이둥(李海東)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도 "중국과 마찰을 빚던 아태 지역 국가들이 점차 미국의 강력한 지지를 잃어 중국과의 분쟁 문제에서 더욱 신중해질 것"이라며 "아태 지역에서 중국의 파워와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경제적으로는 중국에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를 이룬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중국산 수입품에 4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그의 통상정책이 중국을 정조준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오원자오(陶文釗) 중국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연구원은 "트럼프가 대통령 취임 후 중국산 수입품에 실제로 45%의 관세를 물릴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다만 중국에 대한 반덤핑 제소건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중 무역관계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그는 "중·미 양국이 현재 진행 중인 양자투자협정(BIT)은 트럼프가 대통령 취임 후 당분간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천리젠(陳力簡) 미국 데이턴대 MBA 교수는 트럼프가 경제무역 방면에서 중국에 칼을 빼내들 것이라며 중국은 전례없는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천 교수는 "미국의 대중 무역제재 조치에 대응해 중국은 신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로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중국에 이익이 될 것이라는 관점도 있다. 류밍디 노무라증권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의 기업 친화적인 정책 성향으로 중국의 지정학정 정치적 압력이 줄어드는 대신 중국의 대미 직접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트럼프가 미국 실물경제 성장을 추진하면서 중·미 양국간 상호 윈윈할 수 있는 공통점이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환구시보가 트럼프 당선 후 미·중 관계의 변화 여부를 묻는 주제로 3000명이 넘는 누리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7%가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