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판세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의 이메일 문제를 재수사하기로 하는 등 변수가 쏟아지면서 기성 정치에 실망한 민심이 사상 최저 투표율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의 평균치를 공개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지난달 31일까지 미국 내 지지율 평균치를 조사한 결과,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은 47.5%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45%)보다 2.5%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신뢰도에 타격을 받으면서 클린턴이 당선되더라도 국가 통치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일단 클린턴은 이번 재수사를 통해 역대 대선 후보 가운데 가장 많은 수사를 받는 정치인으로 남게 됐다. 성추문 스캔들로 불명예를 남긴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기록을 깬 것이다.
클린턴의 신뢰도가 추락한 데는 가족이 운영하는 자선단체 '클린턴 재단'도 빼놓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클린턴 재단은 그동안 정부 기관과 기업들로부터 거액의 기부금을 받은 점, 클린턴 부부가 이들 기업에서 거액의 강연료를 챙긴 점 등의 의혹을 받아 왔다. 클린턴은 아직까지도 이 재단과의 연결고리를 끊겠다는 확답을 하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를 큰 폭으로 제쳐도 유리하지 않은 상황에서 근소한 차이로 승리하면 트럼프와 공화당의 비난 수위가 더 높아져 정국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는 선거 조작 프레임을 통해 그동안 민주당을 '범죄 조직', 클린턴을 '최대 사기꾼'이라고 비난해왔다.
8년 만에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하는 데도 불구하고 기대감보다는 불신감이 팽배하면서 대선 전체에 맥이 빠지는 모양새다. 특히 민심이 기성 정치에 실망하면서 미국 역사상 최저 투표율을 기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정치주간지 더 네이션은 31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투표율은 53.6%로 2008년 대선(56.9%)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며 "대선 투표율이 최근 몇 년 동안 감소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이번 대선에 대한 관심도가 얼마나 반영될지 주목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