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듬해 3월, 한국의 감사원장격인 중국의 웨이젠싱(尉健行)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이하 중앙기율위) 서기(총리급)는 당중앙위원회에 이렇게 보고했다.
“부패만이 중국을 망국의 길로 이르게 할 수 있다. 부패로 망한 국민당 패망의 교훈이 우리와 떨어져 있지 않다. 세계최강의 부정부패방지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2002년 중국은 중앙기율위의 지휘감독 아래 중앙과 지방의 모든 당∙정∙군 조직뿐만 아니라 공안·검찰·법원 등 사법기관, 언론기관, 대형 국유기업체에 '반부패공작협조소조(反腐敗工作協調小組)'를 설치해 '부패와의 무자비한 전쟁’에 돌입했다.
과거 후진타오 시대에 부패혐의로 사형집행된 고위공직자 10명(장군 2명 포함)에 비한다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것이다.
2016년 오늘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최근 김영란법 시행으로 사회전반에 청렴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웃 중국인들도 부럽다는 반응을 보이지만 필자는 회의적이다. 사회의 지배적인 계급의 이익에 반하는 개혁입법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부정부패의 관건은 99% 아랫물에 있는 게 아니라 1% 윗물에 있다.
우리도 한때 1%가 맑아지는 꿈을 품었던 시절이 있었다. 1993년 김영삼 대통령-이회창 감사원장 시절이다. 대쪽 감사원장의 활약으로 김영삼 대통령의 지지도가 고공행진을 받았었다. 그러나 감격시대는 짧았다. 이듬해부터 오늘까지 감사원은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되었는지, 존재감이 거의 없다. 응답하라 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