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전계욱 지엔씨21 대표 "야간에 고궁 문만 열어도 열광…관광에도 ‘상상력’ 필요"

2016-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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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양적 성장만큼 ‘질적 성장’ 중요 훌륭한 관광자원들 활용 못하고 방치 문화재·자연풍경 등 재해석 노력 절실

대구 ‘근대골목’·시장 먹거리 투어 등 특별한 투자 없이 재해석 통해 대성공 축제, 지역홍보에 가장 효과적 이벤트 獨 ‘옥토버페스트’급으로 발전시켜야

김영란법 ‘악습 타파’ 취지에는 찬성 관광자원 언론 홍보 중단은 안타까워

 

전계욱 지엔씨21 대표는 ‘상상력’을 결합한 새로운 관광상품을 개발해 관광의 질적 성장도 함께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지엔씨21 제공]


 

아주경제 기수정 기자 =“우리나라 관광정책은 상상력이 결핍돼 있다. 옛것과 현대적인 것을 접목해 새로운 관광자원을 만들어 내야 하는데 이를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

지난 2004년 3월부터 현재까지 대략 13년간 문화관광자원 홍보 마케팅을 하고 있는 문화관광 전문가 전계욱(48) 지엔씨21 대표의 지적이다.

전계욱 대표는 “정부는 올해 연말까지 외래관광객 수 1650만명, 중국관광객 수 800만명 유치를 위해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관광의 양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상상력'을 결합한 새로운 관광상품을 개발해 관광의 '질적 성장’도 함께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관광, 결핍된 상상력이 문제"

'상상력의 결핍'. 전 대표는 우리나라 관광정책의 한계를 이 한 마디로 대변했다. 

전 대표는 문화재나 자연풍경 등에 대한 재해석과 현대적인 접목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경복궁 창덕궁 등 고궁 야간개장에서 알 수 있듯 단지 야간에 문을 열었다는 것뿐인데도 사람들은 열광한다”고 운을 뗐다.

또 “‘신라시대 별을 관측하던 곳’으로만 기억되는 첨성대, 문틈으로 볼 수밖에 없어 그 위대함을 체감할 수 없는 해인사 팔만대장경, 2003년 개방된 이래 발전된 것이 전혀 없는 청남대 등 우리나라의 우수한 문화유산이자 훌륭한 관광자원에 상상력이 더해지면 이는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국내의 우수한 문화관광자원이 새롭게 주목받을 수 있는 상상력이 가미됐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지역축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 하는 ‘킬러 콘텐츠’

전 대표는 지역 곳곳에서 펼쳐지는 관광 이벤트를 경시하는 태도도 문제삼았다.

그는 “축제는 지역을 홍보하고 마케팅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인데 언제부터인가 지방자치단체장의 선심성 이벤트로 전락하면서 세금을 갉아먹는 불필요한 이벤트로 낙인찍혔다”고 꼬집었다.

전 대표에 따르면 화천산천어축제, 봉화은어축제, 진해군항제, 함평나비축제, 무주반딧불축제, 연천구석기축제, 금산인삼축제 등이 펼쳐지는 기간에는 엄청난 방문객이 몰린다. 평소 많은 관광객이 찾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이 축제들은 그 자체로 우수한 관광자원이자 도시의 브랜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우수 사례다.

전 대표는 “이 지역 축제들은 도시를 홍보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는 킬러 콘텐츠”라면서 “국내경기 활성화를 위해 국내여행을 권장하면서 지자체가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욕한다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축제는 풍경(문화재, 관광명소)과 고유의 문화, 특산물을 접목한 새로운 관광상품을 만들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관광이벤트인만큼 이를 독려하고 지원해서 독일의 옥토버페스트나 브라질의 삼바페스티벌같은 월드클래스급 축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 이미지 변화시켜 방문 관광객 수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전 대표는 제대로 된 관광 홍보로 성공을 거둔 지역 두 곳으로 대구광역시와 전남 장흥을 들었다. "대구는 있는 것을 재해석하고 홍보해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고 장흥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 집중적으로 홍보한 결과 방문 관광객을 획기적으로 늘린 좋은 사례로 꼽힌다"며 "'지역 이미지의 변화'는 곧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대구는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된 ‘근대골목’, 2015년 가을 관광주간, 2016년 봄 관광주간, 2016년 가을 관광주간까지 3회 연속 최우수 상품 선정, 음식이 맛이 없는 고장이라는 이미지를 깨뜨린 서문시장 먹거리 투어 등 특별한 투자없이도 재해석과 홍보를 통해 큰 성공을 거뒀다.

일반인들에게 익숙한 고장이 아니었던 장흥은 장흥물축제와 장흥토요시장 덕에 피서철 전남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 됐다. 특히 토요일이면 장흥삼합을 맛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지역으로 자리매김했다. 

전 대표는 “성공적 관광홍보는 지역 이미지를 바꿔 방문 관광객 숫자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이뤄진다”면서 “앞으로 지엔씨21이 문화관광 활성화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미력이마나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란법 취지는 찬성하지만...공익을 위한 선의의 태도 예외 둬야

전 대표는 최근 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킨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그는 “김영란법은 우리나라를 건강한 나라로 만들 좋은 법이다. 이 법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좀 더 맑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면서도 “다만 지자체 관광자원에 대한 언론홍보가 중단된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영란법 시행 이후 지자체는 초청을 꺼리고 기자들의 원활한 취재 역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금품 수수, 부정 청탁 등 우리 사회를 멍들게 하는 악습은 없어져야 하지만 일을 하기 위한 최소한의 지원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전 대표는 “지역의 관광자원을 알리는 기사가 신문에 실려 전국민에게 알려지는 것을 원하는데, '오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의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것이 합법이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 위법이 된다. 동의하기 어렵다.”며 “취재 목적의 방문에 지역의 관광 담당 공무원들이 약간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과 공익을 위한 선의의 태도는 예외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전계욱 지엔씨21 대표는 "금품 수수, 부정 청탁 등 우리 사회를 멍들게 하는 악습은 없어져야 하지만 일을 하기 위한 최소한의 지원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사진=지엔씨2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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