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올 들어 중국증시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지난해 하반기 증시폭락 사태 이후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과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면서다. 올 들어 중국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시총)은 960조원이 증발했다.
시장조사업체 윈드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 달말 기준 올해 발행된 신주를 제외한 상하이·선전증시 시총은 50조9400억 위안으로 연초에 비해 5조7800억 위안(약 960조원)이 증발했다고 중국 인터넷매체 제몐(界面)이 최근 보도했다. 이는 지난 해 인도네시아 한해 국내총생산액(GDP)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시총 1조 위안(약 166조5000억원) 규모의 상장사 수도 지난해 말 5개에서 현재 4개로 줄었다. 공상은행(1조5642억 위안), 페트로차이나(1조2633억 위안), 건설은행(1조2585억 위안), 농업은행(1조106억 위안)이 그것. 반면 지난 해 말까지 시총 1조 위안 대열에 합류했던 중국은행은 올 들어 시총이 1200억 위안(약 20조원) 가까이 줄어든 9694억 위안에 머물고 있다.
시총이 가장 많이 줄어든 상장사는 페트로차이나다. 지난해 중국증시 강세장 열풍에 애플에 이은 시총 2위 자리까지 올랐던 페트로차이나는 중국증시 폭락과 함께 지난 해 시총이 반토막이 났다. 이어 올 들어서도 주가는 13% 하락하며 시총이 1785억 위안 줄었다.
이밖에 중국생명보험과 중국은행 주가는 올 들어 각각 24%, 15% 주저앉으며 시총이 1685억 위안, 1181억 위안씩이 감소했다.
반면 시총이 눈에 띄게 늘어난 상장사도 있다. 대표적으로 건설은행과 구이저우마오타이를 들 수 있다. 두 상장사 시총은 올 들어서 각각 1335억 위안, 1001억 위안이 늘었다.
한편 국경절 연휴로 10월 3일부터 7일까지 닷새 휴장한 중국증시는 오는 10일 개장한다.
왕더룬 흥업증권 수석 스트레지스트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미국 대선, 도이치방크 사태, 이탈리아 헌법개정 국민투표 등 국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중국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국내적으로도 단기적으로 경기둔화 우려는 수그러들었지만 부동산정책, 통화정책, 금융 레버리지 증가 등 리스크가 존재한다며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