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중기청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중기청은 2002년부터 수요처가 제품 구매를 조건으로 기술개발(R&D) 과제를 제안·지원하면 중소기업은 과제를 수행해 제품을 생산하는 '구매조건부 기술개발사업'을 운영한다.
대기업과 공공기관은 2010∼2013년 이 사업을 통해 358개 과제 관련 제품의 구매를 약속했지만, 3분의 1에 달하는 111건은 사지 않았다.
삼성전기는 개발과정에 동참한 제품에 대해 '신뢰성 미흡', '현장검증 미실시' 등을 이유로 구매를 거절했고, 포스코는 '기술력 애로', '성능 미검증'을 이유로 들었다. 정부부처인 국가안전처와 공공기관인 국방기술품질원도 마찬가지였다.
중기청과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은 이렇게 조성된 기부금으로 대기업과 공공기관 직원들에게 '성과보상제도 포상자 상금'이라는 명목의 상품권을 2011년 3250만원, 2012년 3200만원, 2013년 3600만원, 2014년 2950만원 어치 지급했다. '성과보상제도 해외연수비'로는 2011년 2000만원, 2012년 3700만원, 2013년 4670만원, 2014년 5610만원이 지급됐다.
우 의원은 "대기업들은 스스로 입회해 개발했던 사업마저 구매를 거부한 건 전형적인 '갑질'"이라며 "중기청은 대기업과 공공공기관을 징계하기는커녕 중소기업에서 빨아낸 기부금으로 해외연수를 보내주느냐"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국정감사에 출석한 주영섭 중기청장은 "2015년부터 기부금 제도는 하지 않고 있다"며 "제도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