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클린턴은 승자, 트럼프는 패자"
'세기의 정치쇼'로 일컬어지면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던 미국 대통령 선거를 위한 1차 TV 토론회가 26일 밤 9시(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 호프스트라대학교에서 약 90분간 진행됐다. 토론회가 끝나자마자 워싱턴포스트(WP), CNN 등 현지 언론은 "1차 토론의 승자는 클린턴"이라고 평가했다.
수세에 몰릴 때마다 대체로 차분하고 노련하게 의견을 피력했던 클린턴과 달리 트럼프는 시종일관 횡성수설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는 클린턴이 발언할 때 돌발적으로 끼어드는 행동을 보이기도 해 청중의 실소가 터지기도 했다.
TV 중계를 통해 이번 토론을 시청한 사람은 1억 6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CNBC 등 외신이 전했다.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전 세계에서 실시간으로 토론을 지켜본 사람까지 합하면 시청자는 수억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지난 1980년 로널드 레이건과 지미 카터 간 토론의 시청자 수(8000만 명)을 가뿐히 뛰어넘는 규모다. 그만큼 이번 토론회에 대한 관심이 컸다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라고 외신은 분석했다.
당초 최근 두 후보의 지지율이 박빙을 보인 가운데 이번 토론회가 대선의 승패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토론 직후 CNN 등이 여론조사기관인 ORC와 공동으로 여론 조사를 진행한 결과 '클린턴이 잘했다'는 의견은 62%로, 트럼프 지지율(27%)보다 월등히 앞섰다.
'주요 현안을 잘 이해하는 후보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에서도 클린턴은 68%의 지지율을 얻었지만 트럼프라고 답한 사람은 27%에 불과했다.
미국 대선 TV 토론회는 앞으로 두 번 더 진행된다. 10월 9일에는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소재 워싱턴대학교에서, 같은 달 19일에는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네바다주립대학교에서 각각 제2차, 제3차 토론회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