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미국 뉴욕 한복판에서 폭발이 일어나거나 폭발물이 발견되면서 테러에 대한 공포가 번지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50여 일 앞둔 가운데 테러 관련 안보 이슈가 대선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를 비롯한 테러 조직들은 트럼프의 발언을 선전전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트럼프의 발언이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나 테러리스트를 넘어 이슬람과의 전쟁처럼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사실상 트럼프의 공약을 전면 비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그동안 △ 모든 무슬림 입국 금지 △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 설치 △ 시리아를 포함한 중동 난민 수용 반대 등을 주요 공약으로 홍보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도 오바마 정권과 클린턴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계속했다. 트럼프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우리나라의 대응이 약했던 만큼 이 나라 전역에서 더 많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며 "우리 지도자들은 나약함을 넘어 멍청하다"고 말했다.
이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난민 수용 정책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9월 "10월부터 1년간 시리아 내전을 피해 국경을 넘은 난민 최소 1만 명을 수용하라"고 지시했었다. 또 앞으로 1년간 이라크와 우크라이나, 미얀마 등에서 유입된 사람들을 포함, 난민 8만 5000명을 추가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미국 정부가 수용한 시리아 난민은 1만 명을 넘어선 상태다.
트럼프는 또 "이미 수만명이 이 나라에 들어오면서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클린턴은 난민을 포함한 입국 허용자 수를 더욱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클린턴과 오바마 대통령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양자간 비판이 고조되면서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TV 토론회에서도 테러와 안부 관련 문제를 두고 충돌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클린턴과 트럼프는 오는 26일 뉴욕 주 헴스테드의 호프스트라대학에서 첫 번째 TV 토론회에 참여할 계획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밤 미국 뉴욕 맨해튼의 첼시 인근에서 폭발이 일어나 최소 29명이 부상을 입었다. 같은 날 오전 뉴저지 주 시사이드 파크 마라톤 행사장에서도 폭발이 발생했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이틀 뒤인 19일 엘리자베스의 기차역에서 5개의 파이프 폭탄이 들어 있는 가방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내 테러 관련 공포감이 조성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