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 빅넬 영국 전국농업인연합회(NFU) 농식품책임자
이는 영국의 농민단체인 '전국농업인연합회(NFU)'의 필 빅넬 농식품 책임자가 8일(현지시각)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앞둔 영국농업을 평가한 첫 마디다.
필 빅넬은 "전세계적으로 늘어난 인구만큼 식품 소비도 증가하기 때문에 농업은 중요한 산업"이라며 "모든 것이 불확실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처럼 영국정부와 농민이 힘을 모아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NFU는 1908년 영국 중부 워릭셔주 스톤리에 설립된 영국 대표 농민단체로, 7개 지부에 4만7000여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농업인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는 NFU는 정부와 대형유통업체 등과 손잡고 농업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기관이다.
그러나 EU가 정한 각종 규제와 제재에서 영국 정부가 자유로워 질 수 있다는 점을 하나의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브렉시트를 찬성한 농업인들은 EU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대신, EU의 통합농업정책(CAP)에 따라 복잡한 규제와 통제를 받아왔다"며 "영국이 EU에 내는 분담금 부담은 커지는 데 그만큼 혜택을 돌려받지 못한 게 브렉시트를 찬성하는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영국에 할당된 EU예산 규모는 178억(약 31조원) 파운드로 EU 28개국 중 4번째로 부담액이 많지만, 혜택은 85억 파운드로 낸 돈의 절반도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필 빅넬은 "EU과 비교했을 때 영국이 경쟁력을 갖춘 농축산물 품목은 돼지고기, 유제품, 밀, 양고기"라며 "그간 EU가 수출물량을 통제해 왔지만, 앞으로 영국정부는 영국산 농산물을 원하는 나라가 있으면 무조건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이 EU를 탈퇴하기까지 2년 남았다. 이 기간동안 만반에 준비를 하지 않으면 상당한 피해가 있을 것"이라며 "생산성 향상을 위한 농식품 연구개발(R&D), 농업환경 개선 등 충분한 준비과정을 거쳐 영국의 농업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NFU는 영국 82개 지역 농민대표들과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 브렉시트 이후 농업 경쟁력 강화, 농업정책, 농업 규제 개선, 농업 고용인력 등의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그는 "영국 45만 농업인들이 상시 고용중인 외국인 노동자가 3만여명이다. 브렉시트로 인해 농촌의 구인난은 더욱 심각해 질 것"이라며 "외국인 노동자의 이탈로 부족한 농업 인력은 계절별 일시농업노동자와 학생농업인을 늘려 충원하고, 워킹비자가입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영국은 유럽연합으로 받는 농업보조금의 76%가 농민에게 직접 지급됐고, 농촌환경개선에 20%가 할당됐다"며 "브렉시트로 농민의 보조금은 줄었지만, 영국정부와 손잡고 경쟁력을 높여 수출과 소득을 올리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2018년 12월이면 영국 정부는 EU 회원국 소속으로 체결했던 53개 경제권과 무역협정을 다시 맺어야 한다. 빅넬은 재협상에만 10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