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은행 가계대출 8.7조원 증가… 고삐 풀린 가계부채

2016-09-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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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가계부채 증가세가 꺾이질 않고 있다. 실제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은 올해 들어 월간 기준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8일 한국은행에 발표한 '8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4000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8조7000억원 늘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증가액 7조7000억원을 1조원 웃도는 수치로, 8월 기준으로 2008년 현재 통계기준 편제로 바뀐 이후 가장 큰 증가 규모다.

실제 2010~2014년 8월 평균치(3조1000억원)와 비교하면 3배에 육박한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모두 크게 확대된 모습이다.

주택담보대출은 8월 한 달간 6조2000억원 늘어나며 잔액이 512조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주택거래가 꾸준히 이어지며 전달(5조7000억원)에 비해 증가액이 커졌다.

8월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 역시 2010~2014년 평균(2조2000억원)의 3배에 달했다.

지난 2월 수도권을 시작으로 5월 전국적으로 은행권 가계대출 심사를 강화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꼴이다.

마이너스통장대출 등도 휴가철 자금수요가 발생하며 7월 5000억원에서 8월 2조5000억원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특히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은 올해 들어서만 7조6000억원 늘어나면 지난해 연간 증가액(8조원)에 이미 다다른 상황이다.

가계부채는 향후 우리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계빚은 우리 경제의 한 축인 민간소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현재 13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이미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6년 2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을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은 70.9%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저소득층, 자영업자,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상환 부담으로 지갑을 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연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가계부채 문제가 발등의 불로 떨어진 상황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당초 예정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 시행키로 하는 등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편, 8월 중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750조9000억원으로 지난 한 달 동안 2조원 늘었다. 7월(6조1000억원)과 비교해 증가폭이 크게 감소했다.

중소기업대출 증가액은 7월 5조5000억원에서 지난달 1조9000억원으로 축소됐다. 7월 31일 휴일로 결제성자금 대출 상환이 월초로 이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8월 중 은행 수신은 수시입출식예금을 중심으로 12조8000억원 늘어나며, 전월 감소(-1조8000억원)에서 증가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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