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이자동차가 7일 상하이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폭스바겐과 합자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전기차 방면에서 합자기업 설립 타당성 연구를 진행 중이라 밝혔다고 신경보(新京報) 등 중국 현지언론이 8일 보도했다.
공시에 따르면 양사는 3개월내 타당성 연구를 통해 비즈니스모델, 투자규모 등 구체적인 사안을 확정한 후 5개월 이내 정식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합자회사는 향후 전기차 완성차·부품의 연구·생산·판매를 모두 담당하게 된다. 다만 MOU의 이행이나 정식 계약 체결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공시는 덧붙였다.
폭스바겐과 장화이와의 협력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을 적극 공략해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함으로 풀이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폭스바겐이 중국에서 판매하는 전기차를 늘리면 엄격한 배출가스와 연비 기준을 충족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외자기업의 자동차 산업 진출을 규제하는 중국은 2개 이하 합자회사만 설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이미 중국에서 이치자동차와 상하이자동차와 합자 방식으로 이치폭스바겐, 상하이폭스바겐이라는 두 개 합자회사를 운영 중이다.
폭스바겐이 설립하려는 게 전기차 합자회사라는 점에서 중국 정부가 폭스바겐의 세 번째 합자회사 설립을 파격적으로 허용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나온다. 양자간 합자회사 설립이 1년도 채 안되는 짧은 기간에 벌써 MOU 체결단계에 온 것도 ‘신의 속도’인만큼 정부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사실 폭스바겐과 장화이와의 협력설은 연초부터 시장에 무성했다. 요셉 하이즈만 폭스바겐 중국 회장 겸 CEO가 지난 2월 장화이와 협력을 위해 접촉 중이라는 사실을 밝히면서다. 이에 앞서 리커창 중국 총리도 지난해 10월 장화이자동차 생산라인을 시찰 도중 폭스바겐과의 협력에 지대한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장화이는 주요 토종 업체 가운데 외국 기업과 합작하지 않은 유일한 업체로, 그 동안 전기차 사업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 4월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는 신생 벤처회사 넥스트EV와 전략적 협력합의를 체결한 데 이어 7월에는 전기차 사업발전 전략 계획 공개해 2025년까지 전체 매출 30% 전기차로 채운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장화이 자동차의 지난 해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338% 늘어난 1만521대에 달했다. 올 상반기 장화이자동차 전기차 판매량은 9200여대로 중국 내 5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