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방학1동 주민센터에서 매주 수요일 진행 중인 독거남성들이 함께하는 '오늘은 내가 요리사' 프로그램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그야말로 인기다. 혼자 지내는 아저씨들이 끼니를 외식으로 때우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점에 착안했다. 식재료 구입에서 요리법이나 조리 등을 손수 해내고 만들어진 반찬은 주위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가져다준다. 이제 프로그램 참가자 중 재능기부자를 찾아내 '효자손 봉사단'을 꾸렸다.
각자의 방식대로 평생을 지내온 홀로 사는 아재(?) 6명이 모였다. 이들이 함께 마음을 합쳐 소그룹활동에 나선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다. 살아온 인생의 험로가 다르다 보니 서로를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과 고집을 내려놓는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들의 깊은 속내를 알고 중재자로 역할하는데도 많은 노력과 인내가 필요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정이 들었고, 그들이 살아온 삶의 무게를 일부나마 느낄 수 있었다.
복지업무에서는 행정·재정 등 공적인 지원과 서비스도 물론 중요하다. 그렇지만 그런 도움이 많은 사람들에게 실질적 혜택을 제공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서 여러 민간기관들 후원이나 다른 자원들의 활용은 무엇보다 절실하다. 이 같은 자원들이 상호간 연결고리를 잘 맺어가는 시스템의 체계화 차원에서 원활한 민관협력으로 비로소 복지사각지대 해소가 이뤄질 듯 싶다. 행복한 표정을 한 수요일의 요리사들, 이들이 기여할 마을공동체에 긍정적인 효과가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