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박기권 진주저축銀대표 "고객과 금융기관이 상생하는 모델 찾아야"

2016-09-0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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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권 진주저축은행 대표 [사진제공=진주저축은행 ]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금융기관과 고객이 상생할 수 있는 거래가 성사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은행은 갑이고, 고객은 무조건 을입니다. 말로만 상생을 외칠 뿐입니다."

박기권 진주저축은행 대표는 저축은행이 '서민'을 위한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주저축은행은 서민금융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 2013년에는 금융위원회위원장 표창을 받았고, 2015년에는 서민금융대상 금융감독원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진주저축은행은 지방 저축은행의 상징이다. 관계형 금융 시스템 때문이다. 지난 8월 부산에서 박기권 대표를 만나 관계형 금융에 대해 들어봤다.

◆ 관계형 금융은 서민에게 편의 제공하는 것

박 대표는 저축은행의 본연의 역할인 '서민금융'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서민'에 대한 이해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휴가를 하루 내면 일당이 사라지고, 점심시간에 짬을 내 금융기관을 방문하기 힘든 게 서민이다"며 "이들을 직접 찾아가 발로 뛰는 영업을 하는 게 '관계형 금융'의 핵심이다"고 말했다.

이어 "서민들은 아침 6시에서 7시에 현장에 나가고 밤 9시나 10시에 집에 들어온다"며 "고용 형태가 거의 계약직이고 부부가 같이 일하는 경우가 많으나 부부가 벌어도 월수입이 300만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이런 서민들이 금융 네트워크에 연결돼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겠느냐"며 "금융기관들이 서민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직접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관계형 금융의 핵심은 고객과 지속적으로 만남을 이어가는 데 있다. 신용등급, 연봉 등 정량적 데이터보다 만남을 통해서 얻는 정성적 데이터가 고객을 판단하는 데 더 크게 작용한다.

그는 "대면 영업을 통해 고객과 장기적으로 만남을 가지면서 그 사람에 대해 알아가고, 이를 통해 얻어지는 정성적 데이터에 기초해서 거래하는 게 관계형 금융이다"고 말했다.

◆ 촘촘한 인적 네트워크 통한 고객 창출

사실 대형 저축은행들은 현재의 금융환경에서는 '관계형 금융'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고객과 3~4년간 오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데 영업망이 넓은 대형 저축은행으로서는 힘들다는 것이다. 또 1금융권으로 가지 못하고 저축은행에 오래 머물러 있는 고객들은 상환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하지만 박 대표는 "관계형 금융의 깊이를 모르고 하는 말이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진주저축은행 직원들은 최소 5개 이상의 모임에 가입을 해야 한다. 직원들이 촘촘하게 만든 인적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잠재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서다.

우선 시민단체·종교단체·문화예술 단체의 기관장, 의사·변호사 등 전문가, 반장이나 통장 등 행정가 등 각 분야의 오피니언 리더들과 인맥을 형성해야 한다. 사회적 오피니언리더들을 통해서 자금이 필요하거나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을 추천받을 수 있어서다. 동창회나 산악회 등 각종 모임의 회원으로 가입하고 간부 이상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박 대표는 "모임의 임원으로 나서야 여러 사람들을 알 수 있다"며 "오피니언리더들과 관계를 가지는 것, 또 사회활동에 들어가 그 속에서 여러 네트워크를 갖는 것, 이 두 가지 방식을 통해서 잠재 고객을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소개를 받을 경우에는 해당 고객에 대해서 설명을 들은 뒤 직접 직원들이 찾아가 만난다"면서 "주말이든 평일이든 고객이 밤 10시에라도 부르면 찾아간다"고 설명했다.

◆ 모든 해답은 현장에 있다

지난 8월 기자가 진주저축은행 부산지점을 방문했을 때도 1층~3층까지 건물 안은 매우 조용했다. 이렇게 고객이 없어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박 대표는 "직원들을 모두 현장으로 내보낸다"며 "현장에서 고객과 부딪치고 현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해야 관계가 형성된다"고 주장했다.

진주저축은행은 60%가 관계형 금융 나머지 40%는 기업금융을 유지하고 있다. 기업금융은 계량형이다.

관계형금융에서는 정성적 지표가 중요하다. 정성적 지표는 직원 개인의 주관이 들어간다. 최근 데이터 중심의 신용평가를 중시하는 방식과는 다르다. 직원의 주관이 들어가면 대출 사기가 문제가 되지 않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매월 연체점검 회의를 열고, 왜 연체가 됐으며 이에 대해서 어떻게 대책을 세울 것인지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한다"며 "간부들이 모여서 고객 특성을 분석하고 연체 고객 특성에 맞춰 독촉하는 방법, 채무구조조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 논의한다"고 말했다.

관계형 금융이야 말로 서민들에게 금융혜택을 제공하고 저축은행이 성장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영업 방식이라는 말도 거듭 강조했다.

박 대표는 "관계형 금융은 우리 영업과 서비스, 리스크 관리 등에서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다"며 "비용도 많이 들고 직원들의 모럴헤저드에 따른 단점도 있지만 진정으로 서민금융을 제공하고 영업 성장을 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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