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극한 대치를 펼치던 정세균 국회의장과 새누리당이 2일 국회 정상화에 전격 합의했다. 정 의장이 새누리당이 요구한 본회의 사회권을 박주선 국회 부의장에게 넘기면서 국회 정상화에 물꼬를 텄다.
정 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6시 국회 의장실에서 회동하고 본회의 소집을 위한 절차에 돌입한다. 국회는 30분 뒤인 6시 반 본회의에서 11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처리하기로 했다.
앞서 정 의장은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 파행의 정상화를 위한 방안으로 입장 발표를 할 수 있다는 의사를 새누리당에 전달했다. 핵심은 ‘국민께 송구’ ‘여당의 문제 제기를 무겁게 받아들인다’ 등이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의장실을 방문한 정 원내대표에게 “추경의 본회의 처리가 무산된 데 대해 국민께 송구하고 유감이다. 새누리당 의원들의 문제 제기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내용의 입장 표명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국민께 송구하고 유감이다’라는 내용을 빼달라고 제안하고 정 의장이 이를 거절, 추경 처리가 또다시 무산될 것으로 예상됐다.
치킨게임을 달리던 여야의 대치는 정 의장이 한발 뒤로 물러나 본회의 사회권을 넘기면서 극적으로 종결됐다.
한편 국회는 전날(1일) 본회의에서 추경안 처리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새누리당이 정 의장의 정기국회 개원식 개회사를 문제 삼아 국회 의사일정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다.
정 의장은 개회사에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논란에 대해 각각 “참으로 부끄럽고 민망한 일” “우리 내부에서 소통이 전혀 없었다” 등의 발언으로 새누리당을 자극했다. 야권의 중점 법안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도입의 당위성도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발끈했다. 즉각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열고 정 의장 개회사 대책 논의에 돌입했다.
이정현 대표는 “중증의 대권병이 아니고서는 헌정 사상 초유의 도발은 있을 수가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 원내대표는 “중립적 위치에서 의사 진행을 해야 할 의장이 야당의 당론을 대변하듯이 이야기할 수 있느냐”며 국회 의사일정을 중단했다.